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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부작 인생 Mar 21. 2020

성공한 덕후되기

누구나 가슴속에 덕후 하나쯤은 키우고 있잖아요

 얼마전 '나혼자산다'에 출연한 노브레인의 보컬 이상우씨를 보며 많은 영감을 받았다. 러블리즈 영상을 보며 힐링타임을 보내는게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러블리즈 영상을 보며 누가봐도 힐링되어가는 웃음을 짓는 그는 많이 행복해보였다. 게다가 러블리즈와 같이 합동공연이라니....그는 성덕이었다!

 

 

국민성덕 이성우씨



수개월 전 종방된 그녀의 사생활도 성공한 덕후가 주제였다. 인기 아이돌을 좋아하는 큐레이터가 결국은 그 아이돌과 결혼까지 했다...가 원래 정석이겠지만 여주는 아이돌 멤버의 (능력있고 잘생기고 섹시한) '형'과 결혼했다는 그런 스토리다. 최애의 형수님 정도 되었으면 충분히 성공한거지.


그런데 드라마 마지막회 부분에 그런 내용이 나온다. 손뜨개질 매니아인 여주 어머님과 수석을 수집하시는 여주 아버님을 보여주며 우리 모두는 무언가의 덕후라고...맞는 말이다. 우리 모두 십덕 하나쯤은 마음에 품고 산다.


나도 덕후였던 적이 있었다. 나는 2008년도부터 이준기 팬이었다. 그는 영화 '왕의 남자'로 예쁜남자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나는 드라마 일지매로 입문한 케이스다. 밤을 새서 그의 출연작들을 모두 정주행하고 팬들이 그렇듯이 숨겨왔던 나의 재능들을 발휘해 팬아트를 그렸다. 그러다가 원더걸스의 'so hot' 으로 일지매 패러디 영상이 히트를 쳤는데 그걸보면서 나도 패리디영상을 만들어보고 싶다는게 동기부여가 되었다. 그때 독학한 포토샵과 영상편집 기술덕분에 취업도 했고 직장생활도 하고있다. 지금은 그때의 열정까지는 아니지만 항상 응원하고 있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인스타팔로우도 했다.


'덕후맘은 덕후가 안다' 했던가..(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  역시   덕후였던 적이 있기에 아들램이 트와이스 앨범과 굿즈를 사재낄 때도 두말하지 않았고 딸램이 BTS 콘서트 예매를 할때 같이 광클을 해주었다. 덕질은 우리의 삶에 활력소가 되어준다. 그들은 우리에게 열정을 불어넣어주고 그들이 동기부여가 되어준다.  


하지만 꼭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건 아니다.항상 적당히가 중요하다. 너무 한 곳에 미쳐있다보면 주위를 보지 못할 때도 있고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탈이 날수도 있다.

굿즈 몇 개 사지도 않았는데 왜...


그들이 돈먹는 하마가 되는건 순식간이다. 통장이 털털 털리고 엄마의 등짝 스매싱을 맞는것도 진정한 덕후가 되어가는 과정일수도 있다. 중요한 건 덕질로 하여금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어야한다는거다. 하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다.


 또한 내 자신이 건강한 마음이 아니면 너무 깊이 빠지는 경향이 생긴다. 그러면 분명 탈이 난다. 내 스스로를 잘들여다보면서 내가 너무 깊이 빠져있지는 않은지, 식음전폐하며 만사를 다 제끼고 덕질을 하고있다면 분명 내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니 힘을 빼고 주위를 둘러봐야한다.


그렇다면 성공한 덕후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 우리의 덕질은 긍정적이고 생산적이어야 한다. 관계의 단절(=엄마의 등짝 스매싱)과 단순한 소비로만 끝난다면 성덕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생산적인 덕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당연히 덕질과 관련된 서비스 혹은 제작물, 제품 생산이 아닐까? 예를 들어, 대도서관님은 백수시절 좋아하던 영화들을 보며 어떻게하면 영상편집을 잘 할수있는지를 배웠다고 했다. 잠뜰님은 도티님의 팬클럽 회장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소소하게 시작해서 덕질이 동기부여가 되어 나의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게 만들면 된다. '올해 2분기엔 인센티브를 엄청 받아 ICON 서울 콘서트를 보러 가야지'라는 그런 동기부여. 얼마나 생산적인가.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뭐 그런거.


 덕질을 꼭 아이돌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 덕업일치로 성공한 덕후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다. 배달의 민족 마케터 이승희님은 배민의 일명 배민매니아(요즘은 배짱이)로 활동하다 배민에 스카우트 되었다. 신발 복원 전문가로 유명한 안재복 대표님은 어릴적부터 나이키 운동화 매니아였다. 진정한 '덕업일치'의 삶을 살고 계신 분들이다.

 

 이렇듯 소소한 덕질에서 더 나아가 먹고사니즘으로 이어지면  그것이 아마 베스트일지 싶다. 공항 2km 반경에서도 최애의 모공까지 찍을 수 있는 카메라 템빨로 시작한 포토그래픽이든, 좋아요 오조오억개를 받는 빙의글 필력이든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서 먹고사니즘으로 이어진다면 비로소 성덕이 될 수 있을것이다. 빙의글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응답하라 1997'의 성시원이는 팬픽을 수정해 필력으로 대학교 수시에 합격했다. 드라마에서만 가능한것 같지만 현실이다. 팬픽으로 시작해서 작가 등단한 경우도 여럿 봤다.


  우리 모두는 무엇인가의 덕후니까...기왕 덕질하는거 그냥 덕후보다는 성공한 덕후가 되도록 노력해보자. 그리고 나중에 뿌듯하게 인터뷰를 해보자. 무엇인가를 너무 좋아해서 나의 인생이 바뀌었다고...(이준기 보고있나). 지금은 좋아하는 것을 하는것이 성공하는 시대니까 말이다.



한줄 요약 :  기왕 될 거 성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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