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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 루시 Sep 20. 2021

바꾸려면 뭐라도 해야지

뭐 대단한거 하자는건 아니잖아?

 *특정 정치성향이 드러나는 글입니다. 정치이야기가 불편하신 분은 스킵해주세요 


 친구가 요즘 실시하는 민주당 국민참여경선에 참여했다고 했다. 친구가 정치에 관심이 많은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다행히 우리는 같은 정치 성향이었고 지지하는 사람이 같았다. 물론 정치 성향이 달랐다고 해서 상대를 비난하거나 내 쪽으로 끌어들이고 싶지는 않는다. 정치 성향이라는게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게 아니라는걸 잘 아니까. 상대의 정치 성향을 이해하고 존중하려고 하는 편이다.

 

 그나마 주변 동료들이나 가족, 친구들과는 정치 성향이 같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친구가 국민참여경선에 참여했다는 얘기를 듣고 나는 적잖이 놀랐다. 순간 나도 모르게 “너 당원이었어?” 라고 내뱉었으니 말이다. 이 친구가 이렇게까지 정치에 화이팅이 넘치는 친구였나 싶을 정도로 나에겐 좀 충격이었다. 원체 개인정보를 남기는 것도, 남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도 불편해하는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뭐가 이렇게 화이팅 넘치게 만든건지 궁금했다.


“당원은 아닌데 경선에서 재명이형이 돼야하니까 한거지, 뭐.
 참고로 국민참여경선은 아무나 할 수 있다, 너...”


 친구는 '아무나'라는 단어로 본인이 한 일이 대단한 이벤트가 아니라는걸 강조했다.

 우리는 이재명 도지사님을 재명이형이라고 불렀다. 전에 고등학생 큰아들이 이낙연  당대표님을 낙연이형이라고 호칭하는걸 듣고 엄청 웃은 , 지지하는 정치인 호칭은 누구누구형이 되어버렸다. '형'이란 호칭은 순식간에 친근하고 가까운 지인이 되어버리는 신기한 호칭이다.


 경선투표를 어떻게 냐고 물었더니 미리 경선투표선거인에 신청을 해놨었고 당일 아침 카톡으로 알림이 와서 온라인으로 참여했다고 했다.  다른 친구가 국회 필리버스터 4시간 짜리를 라이브로 시청했다는 얘길듣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도 대단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냐 늬들은 이렇게 정치에 진심인거냐', 뭐 그런거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고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인  어떤 분은 뽑고 싶은 정치인이 없다는 이유로 한동안 투표를 안했던 분도 계신다. 반면  친구는 지지하는 정치인을 위해 친구의 시간과 수고를 들여 소신있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니 말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강남역에서 깃발을 나부끼며 요란스럽게 활동하시는 분들보다도 조용히 움직이는 친구가 더욱 힘이 있어 보였다.


 D.P에서도 조석봉 이병 대사 중 이런 대사가 있다.


‘뭐라도 바꾸려면 뭐라도 해야지.’


 이 울림있는 목소리에 이틀 정도 헤어나오질 못하는 것 같다. ‘뭐라도’라는 게 하찮은, 혹은 너무 작은 것을 지칭하는 것 같아 속이 좀 상하긴 하지만 작은 것이라도 하자라는 그 호소가 나한텐 좀 심하게 자리잡은것 같다.

 세상을 바꾸는데는 큰 힘도 필요하지만 작은 힘도 필요하다. 작은 힘들이 필요한 세상. 큰 힘으로 크게 바뀌는것도 중요하겠지만 작은 힘으로 조금씩 무언가 바뀌고 있음을 나는 믿는다.


+한줄요약 : 투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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