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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웃집 루시 Mar 23. 2022

사람들이 MBTI에 열광하는 이유

(지극히 주관적인 뇌피셜 아티클이다)


사실 MBTI가 알려진 건 꽤 오래전 일이다.

그래도 여전히 MBTI 유행이 식지 않는 건 잘 모르긴 몰라도 코로나 시작되고 비대면 활동이 늘면서가 아닐까 추측된다.


그런데 비대면이 늘면서 왜 MBTI가 더욱 붐이 일어나게 된 걸까? 왜 소개팅 자리에서 MBTI를 물어보고, 채용공고에 특정 MBTI는 지양이라고 올리는 걸까?



이미 유명해져 버린 그 채용공고





구글 검색어 순위 그래프를 보면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MBTI 검색어도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9년 11월 말부터 차츰 올라가는 MBTI 검색어 (근데 2020년 6월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매슬로우 욕구 5단계. 소속감이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알프레도 아들러는 '개인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은 혼자 있을 땐 알 수 없다. 사람은 관계 속에서 설명되고 해석된다.' 고 했다. 그러니까 내가 무인도에 혼자 살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지 않을 거란 얘기다. 혼자 사는데 내 자아가 왜 궁금할까. 무인도에 혼자 있다면 내일 비가 올지 말지, 저녁 메뉴를 뭘 먹을지나 궁금할 것이다. 인간은 사회 안에서 내가 누군지 어떤 사람인지 정체성을 확립해 간다. 그런데 비대면 활동이 증가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그런 작업이 약해져 버렸다.


비대면 수업, 재택근무로 인해 사람들은 소속감도 흐려졌다. 맞물려 인간 관계성도 확립하기 어려워졌고 동시에 내 정체성도 모호해져 버린 것이다. 처음에 사람들은 비대면을 환영했다. 특히 사회적 관계를 어려워하던 사람들은 개인에게 집중할 시간이 늘어나 좋아했다. 하지만 사람은 역시 사회적 동물이라 그런 현상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 대안이 MBTI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것도 온라인에서. MBTI의 결과를 통해 '나 이런 사람이구나. 맞아 나 이런 사람이야!' 하며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다.


 

소속감이 주는 공감과 위로


 나뿐만이 아니라 타인도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 동질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된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란 생각에서 위로를 받는 것이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살기 어렵고 힘든 시대다. 위로와 공감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다. 오프라인에서 기대하지 못하는 것들을 온라인에서 MBTI 콘텐츠를 통해 위로를 받는 것 같다. 이 심리적 소속감에서 오는 위로는 정말로 대단한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


혹자는 MZ세대가 집단보다는 나에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유행을 MZ세대에만 국한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MZ세대에만 국한시키고 싶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나에게 집중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한다.


  지금처럼 MBTI에 열광하던 때가 있었을까. 코로나와 맞물려 대면활동을 하지 못하는 이때에 이런 현상이 빚어지게 된 것 같다. 물론 위에서처럼 MBTI로 사람을 규정지어 버리고 프레임에 가둬놓는 부작용들은 지양해야겠지만 랜선에서 MBTI가 주는 위로와 공감은 너무나 달콤해서 한동안은 이대로 유지될 것 같다.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참고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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