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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경 Aug 08. 2016

Intro)다시 글을 쓰려는 이유

지금 이 순간의 나만 쓸 수 있는 글


#1.


어느덧 글을 쓰지 않은지가 4개월이 넘었다.

내 마음을 두드리고, 불편한 감정을 마주하며 달래던,

또한 둔한 나의 감각을 조금 더 세밀히 살피며 다듬어가던 그 시간을

잠시라고 하기엔 조금 길게- 미루어두었다.

글 뿐인 사람이 되어가는 듯한 두려움,

글을 위한 글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는 것에 대한 껄끄러운 불편함,

그 중간 중간 다시 쓰고자 했지만 시작하지 못했던 가장 커다란 이유는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자각.


어쩌면 글에 담았던 내가 '바라는' 어떠한 모습들과 현실 속, 김민경이란 사람의 격차가

좀처럼 줄어들 것 같지 않아 알게모르게 좌절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글을 쓰며 감정을 정리하고, 상황에 의미를 부여하고,

때론 누군가를 동경하고,  그들에게서 힌트를 얻어 내 방식으로 삶을 만들어가야지, 다짐을 해도

나의 삶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처음에는 '생각뿐인' 사람이 되지 말자며 글쓰기를 잠시 내려두었지만

점차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나 자신과 멀어져, 결국엔 '힘을 들여야' 하는 행위가 되어버렸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던 하나의 습관은 그렇게 다시 시작하기에 두려운 행위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나를 인정했다.

그리곤 억지로 내게 글을 쓰라 몰아세우지 않았다.

무언가 적어내려가고 싶은 날이 오면 그 때 차분히 시작해보기로 나와 약속했다.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이다.

글이 쓰고 싶어졌고 그래서 난 이렇게 써내려가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신이 난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쓰고 싶은 이유가 있고, 그 끌림을 따라 노트북 앞에 앉아

손가락 움직임에 따라 토각토각 들리는 타자소리를 들으며 앉아있는 이 순간이 그냥 좋다.



#2.


'작은' 용기가 필요했다.

내가 써내려가는 이 글들이 지금 이 순간의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이라는 것.

그뿐이면 된다는 '용기'가 필요했다.

보고싶다는 끌림을 느껴 클릭한 'REALTIME, 영감의 순간'이란 영상이 내게 '큐-'사인을 줬다.

두려움은 내려놓고 네 안에 있는 이야기들을 다시 써내려가보라고.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말하듯, 재미가 있든 없든, 나라는 사람이 특별하든 특별하지 않든,

내가 쓴 글이 잘쓰든, 못쓰든, 중요한 것은 내가 나의 내면을 살피는 것이고

그것을 꺼내어보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언제나처럼 잘하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 결국은 사랑받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지는 나의 욕구가

스스로를 작아지게 만들고 있었고, 나와 마주하는 작업을 회피하게 만들고 있었다.


쓰자, 글을 쓰며 이순간의 내가 존재함을 느끼자.



그렇게 잠시 멈춰서서 작은 이야기들을 적어내려가다 보면,

그렇게 나 자신을 마주하고 객관화하고 인정하다보면,

그렇게 이 순간, 오늘을 느껴내다 보면,

그렇게 다시 하나의 습관으로 글쓰기가 편해져가는 과정 속에서

나만의 예술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이렇게 다시 쓴다.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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