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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마운틴 Apr 10. 2021

<겨울왕국2>의 안나와 둘째의 공통점

<겨울왕국2> 의 엘사와 안나를 제멋대로 해석해보다


오랜만에 직장일이 예상보다 조금 일찍 끝난 날이었다. 이 시간을 놓치지 않고 잘 활용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영화 <겨울왕국2> 를 부랴부랴 보러갔는데 평일 저녁이라 그런 건지 개봉한 지 한 달이 넘어서 그런지 영화관에 나 포함 대여섯 명 정도 밖에 없어서 아주 쾌적하고 편하게 관람을 할 수 있었다. 



영화의 첫 부분에 어린 엘사와 안나가 침대에서 장난치다가 아빠에게 마법의 숲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장면이 나온다. 둘이서 장난치며 노는 장면을 보면서 점꽁자매가 떠올랐다.  



아빠는 '마법의 숲 (enchanted forest)' 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안나는 호기심에 동그란 눈으로 계속해서 질문을 해대고, 엘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는다. 아빠가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엄마는 '그 이야기를 해도 괜찮겠어요?' 라며 염려하는 마음을 내비치는데 첫째아이인 엘사는 그런 부모의 섬세한 감정도 느끼기에 표정이 심각해보이고, 안나는 그런 걱정은 아랑곳없이 호기심으로 가득찬 표정으로 이야기에 집중한다. 


그리 길지않은 장면이었지만 엘사와 안나의 성격, 부모로부터의 영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그 장면에 점순이와 꽁꿀이가 보인다. 점순이는 주변환경에 민감하고 부모나 어린이집 교사 같은 어른의 말을 잘 따르며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덜 표현하는 편이다. 엄마랑 놀고 싶어도 '엄마가 오늘은 좀 피곤해' 라고 하면 속상해하긴 하지만 '그럼 엄마 조금 쉬어' 라고 말해주며 어린이집 음악회 연습을 할 때 선생님이 '웃는 얼굴로 춤을 추자' 라고 하면 그 말을 끝까지 기억해서 웃는 표정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아이이다. 모범생의 기질을 많이 갖고 있는 아이라 선생님들에게 늘 칭찬을 받는데 손이 덜 가는 아이라 선생님께 예쁨은 받지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자기 주장을 내세우지 못해서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면도 있다.


꽁꿀이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며 있는 그대로를 거리낌없이 표현한다. 엄마랑 놀고 싶으면 엄마가 피곤하든 다른 일을 하고 있든 엄마랑 놀아야 한다. '엄마 나랑 놀아줘' 라고 했는데 내가 책을 읽고 있거나 핸드폰을 보고 있으면 당장 와서는 '책 읽지마' '폰 보지 말고~' 라며 책이나 핸드폰을 빼앗아버린 적도 많았다. 처음 유치원에 갔을 때 고집은 세고 주장이 뚜렷한데 말을 잘 하지 못해서 아이도, 선생님도 힘들어했었다. 지금은 언어표현이 많이 좋아져서 자기주장을 잘 표현하고 선생님도 그에 맞게 잘 보육해주신다. 


영화 속 내용을 확대해서 해석한 건지 비약해서 해석한 건지 몰라도 엘사와 점순이는 장의존적이고, 안나와 꽁꿀이는 장독립적이다. 첫째는 부모가 열어준 길, 세상이 좋다고 하는 길을 묵묵히 잘 따르며 부모의 감정변화에 민감하고 둘째는 부모나 교사의 영향보다는 자신의 성향대로 커가는 경우를 주변에서도 종종 본다. 첫째아이는 그래서 사회적으로 실패할 확률은 적지만 변화가 더디고, 둘째아이는 크게 성공하거나 크게 망하거나 둘 중 하나가 될 확률이 높다. (이 부분은 상당히 주관적 의견임을 감안해서 읽어주세요)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정해진 길대로 따라가는 성실함과 새로운 길을 헤쳐나가는 자립심 모두 다 필요할 테니 점꽁자매가 각각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주면 잘 커가면 좋겠다. 물론 제일 먼저 엄마아빠가 아이들의 특성에 맞게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할 수 있도록 더 노력을 해야겠지. 아... 클수록 부모되기가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아이와 더 자주 살을 맞대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사이' 가 되는 게 제일 크고 중요한 문제일테니 아이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스스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지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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