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반려식물 스파트 필름과 스투키
인간관계에 있어서 나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다. 다만 에너지가 많지 않아 깊은 관계를 갖는 사람은 한두 명이다. 많은 사람에게 에너지를 주지도 못하는 성향이다. 벨벨이 가졌던 꽃 아닌 꽃처럼 화려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속사정이 있는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소중히 들어주는 것이 좋다. 그 아픔이 어쩌면 다른 이의 아픔을 어루만져줄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고 곧 아름다움이 될 거라고 다독여 줄 수 있는 사람과 말이다. 스투키의 기둥 같은 모습이지만 어릴 때는 여리디 여린 둥글고 긴 모양의 새싹의 모습을 갖고 있던 사람도. 고유의 마음과 모습을 가진, 알고 보면 진국인 사람과 깊은 인간관계를 통해 진한 행복을 느낀다.
어느날 이웃 블로그에서 ‘내가 니편이 되어줄게’라는 노래를 들었다.
커피소년이라는 몽글몽글한 목소리의 뮤지션의 노래였다.
요즘 제목이 내용을 다 표현한 책이 많은데 유행처럼 이 노래도 제목이 다했으려나? 싶었다.
누가 내 맘을 위로할까
누가 내 맘을 알아줄까
모두가 나를 비웃는 것 같아
기댈 곳 하나 없네
가사와 목소리가 눈물을 흐르게 했다. 예전에 내가 느꼈던 그대로의 공감되는 가사 때문에 노래 속에 빠져들었다.
세상에 기댈 곳 하나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다. 그 누구도 내 여린 마음을 따뜻하게 쓰다듬어 주는 사람이 없었을 때가 생각났다. 그때 나에게 이렇게 스스로 괜찮다고 해주지 못했던 일도 생각났다.
이 노래를 듣는다고 해서 우리의 힘든 일들이 다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내 편이 짠! 하고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노래를 듣고
다시 힘을 내고 나 스스로에게 나는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해 줄 수는 있다.
집에 있는 이 두 식물이 나에게 위로해 주듯이.
죽지 않고 잘 자라고 있는 식물을 보며 오늘 힘들었던 이야기도 하고 잘 자라주어서 고맙다는 이야기도 한다. 속내를 털어놓으면 글을 쓰는 것만큼 마음이 개운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이 작은 두 식물이 나를 위로해 준다. 나를 소중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고 평안함을 선물해 준다. 나는 그들에게 소리 내어 고맙다고, 너희는 내게 소중한 반려식물이라고 그렇게 속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