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들른이 Apr 06. 2020

[서평] 위대한 소설가의 글쓰기 / 리차드 코헨

소설의 기본기

교과서나 참고서에 대해서 서평을 쓸 수 있을까?
이번 책이 꼭 그렇다. 결국 이 책은 글쓰기에 대한 이론서이다. 어쩌면 논문을 책으로 펴낸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책의 내용에 대해 서평을 쓰기엔 난해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정말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만족도가 무척 높다. 작가를 꿈꾸며 언제나 머릿속에서 이야기를 구상하는 데는 새로운 나침반이 되어 주었다. 관심사가 비슷한 독자가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영미권의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는 있지만, 최소한 소설을 쓰기 시작하는 사람들은 꼭 알아야 하는 것들에 대해 목차별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장들의 문장을 하나하나 예로 들어가며 말이다. 정말 딱 학창 시절 국어 참고서 같은 느낌이다. (누구나 알 법한 내용이지만 막상 잘 모르는 내용이 정리되어 있는 그런 참고서 말이다) 요즘 이렇게 성심 성의껏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사람도 책도 만나기 어렵기에 그래서 더욱 좋다.

아무쪼록 배움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서평 대신 필기를 하는 느낌으로 책의 내용과 느낀 점들을 각 파트별로 간단히 정리해 보겠다.




1. 첫 부분 : 사로잡고 초대하고 구슬리기
글의 시작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호기심을 일으키거나, 이야기의 배경이나 환경을 보여줄 수도 있고, 독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도 결정적이 역할을 한다. 첫 문단이 완성되면 뒤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나온다. 첫 문단에서 주제가 정해지고 스타일, 톤이 정해진다.

2. 캐릭터 창조
캐릭터를 만들 때는 소설에 나오지 않는 부분까지 정말 디테일하게 구성해 둔 후 이런 부분이 자연스럽게 글에 녹아들도록 해야 한다. 설명이 아닌 행동이나 주변 묘사, 서사로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소설 속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건이 아니라 캐릭터가 있음직 하냐는 것이다. 완전한 배경은 필요치 않다. 캐릭터가 성공하려면 예측 불가능하여야 하고 부여받은 성격의 반대되는 행동을 하면 효과가 좋다.
또한 캐릭터의 말이 작가의 말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작가의 생각은 캐릭터의 배치, 곤경, 영향, 세부묘사에서 드러나는 것이다.(개인적으로는 가장 공감이 많이 가는 부분이었다)
 
3. 표절의 세 가지 형식
결국 이야기는 비슷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표절은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표절은 창조의 어머니란 말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다.)

4. 시점
일인칭, 삼인칭, 전지적 시점 등 가장 선택하기 어려운 기술적 문제다. 시점이 일관되지 않을 수도 있다. 각 시점에 따라 드러나는 정보도 다르고 여과되는 내용도 다르다.

5. 대화의 기술
대화를 넣는 것 역시 사건을 극화하고 설명으로는 이뤄낼 수 없는 느낌을 부여해 생기를 부여한다. 시각화, 패턴, 어조를 통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대화는 복합적인 의미를 전달해야 하고 가능하다면 독자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고 독자가 상상할 영역을 남겨두는 것이 독자를 존중하는 것이다.

6. 아이러니의 힘
극에 표현되는 아이러니라 함은 크게 언어적 아이러니, 극적 아이러니(독자는 이해하지만 주인공은 이해하지 못함), 상황적 아이러니, 우주적 아니러니(신의 변덕)로 구분할 수 있다.
이야기를 70프로쯤 읽었을 때 왜 이야기가 왜 이렇게 흘러가는지 다시 앞부분으로 돌아가 단서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에 일어날 일을 알아내는 것은 독자의 몫이지만 단서는 남겨져 있다.

7. 이야기를 사로잡는 픽션
대부분의 이야기는 괴물 무찌르기, 미꾸라지 용 되다, 임무, 여행과 귀한, 비극, 갱생 크게 여섯 가지의 플롯으로 이야기를 묶을 수 있다. 스토리의 가장 큰 실수는 독자가 다음에 일어날 일을 궁금해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플롯은 스토리를 포함하지만 더욱 복잡하다.

8. 산문의 리듬
소리 내어 읽을 때의 발음까지도 글을 쓸 때 신경을 써야 하다니,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읽기 쉬운 표현을 쓰는 법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해봐야겠다.
솔직히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다.

9. 섹스를 글로 쓰기
어쩌면 대부분의 섹스신은 해당 소설에서 가장 무의미하고 문학적 수준이 낮았을지도 모르겠다. 적절한 섹스신은 그 파급력이 크지만 반대로 부족한 섹스신 묘사는 없는 것만 못하다.
 
10. 보고 또 보고, 퇴고
퇴고의 중요성은 정말 크다. 쓰는 뇌와 정리하는 뇌가 다르다. 퇴고가 어쩌면 글을 완성하기 위한 전부일지도 모른다. 과잉과 축소, 설명과 묘사, 공개와 비공개 사이에서 작가를 고통받게 하는 영역이다.
글의 끝에서 어떤 대단한 문장을 쓰거나 이미 했던 주장을 지루하게 요약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말하고 싶은 것을 말했으면 멈춰

매거진의 이전글 [서평] 온라인 마케팅의 함정 / 이상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