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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른이 Feb 24. 2019

[서평] 트렌드코리아 2019 / 김난도

트렌드코리아 2019, 이제는 하나의 상품처럼 이 자체가 하나의 브렌드가 된 시리즈다. 과거에는 이 책을 읽을 때 마치 논문을 읽듯 지식을 흡수하기 위해 메모하고 외웠다. 그러나 그것이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이제는 이 책이 지난 몇 년간 일관되게 이야기하는 것들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면서 읽게 되었다.


​세일즈, 마케팅 관련 분야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면 이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없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꾸준히 시장의 트렌드를 추적하고 그것을 활용하여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목표가 있기에, 이 책처럼 트렌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글로 정의 내린 자료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신뢰할 수 있는 자료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이 책 덕분인지는 몰라도 메가트렌드, 특정 분야의 트렌드를 다루는 책들이 많아 업무적으로는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될 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경험하고 넓힐 수 있다. 이 것 하나만으로도 이 책이 이 사회에 미친 영향력은 작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어쩌면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트렌드의 한 가운데서 살아가고 있는 나의 이야기이기에 더 관심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올 해의 키워드는 PIGGY DREAM !


​하나 하나의 내용을 이 곳에서 소개할 수는 없지만 지난 몇 년간의 트렌드의 변화와 지금의 트렌드로 소개된 모습을 종합해서 보면 결국 개인화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만의 생활과 가치를 반영한 인생을 살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게 된다.


​혼밥, 혼코노, 1인가구, 파편화된 인간관계, 회식이 없는 문화, 혼자만의 시간, 복잡한 사회에서 벗어난 휴식, SNS를 통한 원격 인간관계, 감정의 외주를 통해 위안을 받고 공감을 얻어내는 반쪽짜리 감정표현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요즘 사람들의 모습은 소통을 어려워하기에 그 에너지가 나를 사랑하는 쪽으로 편중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개인화는 이렇게 히키코모리 같은 모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본인의 확고한 신념으로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기도 하며, 남과 비교되지 않는 나만의 삶을 꾸며 나가기도 한다. 그리고 개인에 집중하기에 더욱 사회와 인간에 대한 사랑과 소중함을 알 수도 있다.

결국 이 트렌드의 흐름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외부의 편견에 영향을 받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며 행복을 느끼는 그런 삶을 살고자 하는 욕망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 가치를 표현하는 방법이 모이면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은 이것이 트렌드, 즉 흐름이라는 것이지 이것이 옳은 길이고 우리가 가야 할 방향성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현상들이 경제와 사회에 유의미하다고 해서 그들이 모두 이 삶에 만족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왠지 요즘 사람들은 이 트렌드란 마법의 단어에 위안을 받으며 부족한 자신을 달래는 경향을 보이곤 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트렌드의 흐름을 보면서 드는 의문점이 한 가지 있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밀레니얼 세대가 개인화되고 부모 의존적이고 파편화돠는 것은 어쩌면 위로 올라가는 길이 막혀버리는 바람에 차선으로 옆으로 확장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다시 말하자면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성공을 달성하기 너무 어렵고 힘들어지면서 그 에너지는 지금 현재의 상태에서 만족을 느끼는 방향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은 이 트렌드가 선택의 문제인지, 그저 사회적 흐름에 휩쓸리는 것인지 여부라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들과 비교해서 인정받고 싶고 우월감을 느끼고 싶다. 사회적 동물이기에 계급을 나누고 성공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한다. 지난 인류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그런데 지금의 사람들은 이런 삶에 회의를 느껴 이 모든 감정들로부터 초월했다? 그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성공을 신분상을을 포기한 것에 불과하다면 어쩌면 그들안에는 그 욕망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억눌리던 그 감정들은 시간이 갈수록 압력이 강해지면서 어느 순간 분출의 기회가 오거나 욕망을 억누르고 무시하는데 한계가 온다면 더 크게 폭발할지도 모른다. 그 모습이 어떨지 예측하긴 어렵지만 지금의 트렌드보다 더 크게 사회에 작용할 것이다.

인생 한방, 로또, 희망직업 1순위 연예인/유튜브크리에이터, 개미들의 증시 투자 등의 사회적 현상에서 이미 이런 모습들은 여실히 드러난다고 보여진다.

결국 성공하지 못한 자신을 외면하기 위해 파편화되는 사람들은 개성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모두 다른 옷을 입고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진정한 개성과 개인의 완성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물론 지금처럼 신분상승이 원천 봉쇄되어 가는 사회속에서 이런 성향은 더 심화될 것이다. 최소한 당분간은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욕망을 과소평가 해서는 안된다. 어쩌면 더욱더 경쟁과 성공에 대한 투쟁은 가속화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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