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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시간 Jul 08. 2022

5개월 만에 브런치 구독자 600명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답답해서였다.  하소연을 들어줄 누군가를 찾아 전화를 거는 것조차 버겁다고 느껴질 , 내가 쏟아낸 얘기들의 뒷감당이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을 때였다. 그들이 해주는 위로가 고맙긴 했지만 주변에 이혼한 사람이 없었기에  위로가 점점 나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관계를 단절하고 나니 세상에 내가 살았었다는 흔적이 없어질까  두려웠다.  옹졸한 마음을 어디다 말할 수가 없어 노트북 앞에 앉아 키보드에게 계속 털어놓았다. 아이러니하게 관계를 단절하며 나의 흔적을 지우면서도 아예 없어지는  싫었다. 내가 존재하고 있다고 크게 외치듯이 내가 어떤 마음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계속해서 적었다.  




글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받는 위로는 꽤나 힘이 되었다. 댓글 한 자 한 자 빠짐없이 읽고 마음에 위안을 찾았다. 꾸준히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의 닉네임은 어느샌가 눈에 익었고 내가 외치는 이 글자들을 읽어주시는 게 너무나도 감사했다. 그러다 어느 날은 하루 조회수가 78,917에 이르기도 했다. 어떤 달은 조회수가 202,445을 기록하기도 했다. 살면서 크게 주목받아보지 못했기에 이런 조회수가 신기했다.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올라가는 조회수에 기쁘기도 하면서 혹시 내 주변 사람이 글을 읽게 될까 전전긍긍했다. 연예인들이 일어나 보니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었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조회수에 연연해하지 않으려 하면서도 글을 쓰고 난 다음날이면 몇 시간에 한 번씩 브런치를 들어오며 조회수를 확인했다.


그렇게 5개월 동안 40편의 글을 썼다. 생각해보니 어릴 때 꿈이 작가였다. 그 당시 단짝 친구를 따라 책을 읽다가, 좋아하는 작가가 생기고, 글짓기 상을 몇 번 받다 보니 생긴 꿈이었다. 어쩌면 돌고 돌아 어렸을 때 꿈에 한 발짝 다가간 게 아닌가 싶다. 그동안 책 보다 흥미로운 것들을 찾아다니느라 책과 멀어진 적도 있었지만 늘 어딘가를 가면 도서관을 찾아다녔다. 이사할 때마다 그 지역의 도서관 대출증을 만들고 일, 육아, 살림의 틈에서 잠시 여유가 생기면 카페에 가 책 속으로 도피했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면 필사를 했다. 마음에 꼭 드는 문장들로 나를 채워가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했다. 이것들이 쌓여 지금 글을 쓸 수 있는 동력이 되었다.


내가 쓴 글을 다시 보면 지우고 싶은 내용도 있고 지금의 마음과 상이한 내용의 글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지우지 않고 남겨둔다. 어쩌면 내 글이 도움을 주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은 나다. 지금의 이 과정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혹 어떤 사정에 의해 절망의 과정을 반복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나에게 주는 위로인 셈이다. 지금은 여기에 더해 브런치에서 주관하는 공모전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짧은 글이지만 조금씩 모아놓으니 가벼운 책 한 권 분량은 나올 거라는 기대감도 생겼다. 언젠가 나의 직업에 작가라는 타이틀을 추가할 수 있도록 꾸준하게 쓸 계획이다.

 

*이런 꿈을 꾸게 해 주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모든 분들도 새로운 희망이 생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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