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냐 존재냐>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를 독후감을 쓰기 위해 세 번째로 펼친다.
책 내용은 다시 읽어도 쉽지 않은 책이지만, 다시 펼칠수록 질문이 깊어지는 책이다.
“돈”의 대한 주제로 공부하고 30회를 마무리하면서 어떤 책을 공부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고른 책이다.
지금까지 연재한 “부모의 돈공부”라는 주제는 “나의 돈 공부”였다.
부모가 되면서 돈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면서 돈이라는 것은 삶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몸으로 체감한다.
재테크 시대에 다시 묻는 '돈'의 의미
돈을 벌고, 저축하고, 투자하는 시대.
“얼마나 가졌는가” 그것이 사람의 능력을 대신하는 시대에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는 잠시 멈추고 생각의 방향을 살펴볼 시간을 주었다.
나도 한때 돈을 ‘안전의 벽’이라 믿었다.
통장에 숫자가 늘면 마음이 든든했고, 줄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육아를 시작하면서 깨달았다.
어린 시절 가난한 환경이 나에게 준 “두려움”.
돈에 집착하고 있는 불안한 내 모습.
가정이라는 안전한 울타리를 만들고 있으면서 정작 돈이 안전이라고 믿었다.
돈은 기본적인 안전을 주지만 사실 나에게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마음의 안정"이었다.
‘난 뭐가 이렇게 두렵고 불안한 걸까?’
내 내면의 불안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프롬의 이 책은 어두운 터널의 빛과 같았다.
프롬은 이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돈이 나를 지배할 때, 삶은 불안해진다”
‘소유의 인간’은 늘 불안해 하고, 갖지 않으면 무력하고, 가졌어도 잃을까 두려워한다.
일을 하고 돈을 벌고 투자를 하면 할수록 내 마음이 더 불안해지는 이유가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에 있었던 거 같다.
“더 빨리, 더 많이”라는 욕망이 나를 성장시키는 게 아니라, 갉아먹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이 책은 단순히 ‘물질을 줄이고 내면을 바라보라’는 소유와 존재를 비교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개인과 사회·문화·경제가 맺는 관계 전체를 성찰하게 하는 책’이다.
프롬이 이 책에서 제시한 ‘존재의 삶’은, 특히 현대인이 느끼는 ‘공허함·불안·소외감’에 대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인간은 더 오래 살고 더 합리적으로 산다고 느끼지만, 어쩌면 이 책의 내용처럼 존재가 사라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존재보다 소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 본다.
영유아 교육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책의 내용을 몇 부분만 발췌하고 싶었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교육제도는 학생들에게 소유물로서의 지식을 공급해 주려고 애쓰고 있고, 그 지식은 이를 테면 그들이 훗날 살아가면서 확보하게 될 재산이나 사회적 특권에 상응한다. 그들이 획득한 최소한의 지식은 장차 그들이 일을 원활히 하는 데에 필요한 양만큼의 정보인 것이다. 거기에다가 모든 학생은 각기 자신이 지닌 값에 대한 느낌을 높여줄, 그리고 앞으로 그가 누릴 사회적 특권과 상응하 게 될, 크거나 작게 포장된 “사치스러운 지식" 꾸러미를 덤으로 받게 된다."-p68
"학교란 학생들에게 인간정신이 쌓아온 최고의 업적들을 전달해주는 기관이라고 일반적으로 주장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그것은 이런 지식의 꾸러미들을 생산하는 공장에 불과한 것이다. 수많은 대학들은 이런 환상을 탁월하게 부양하고 있다.” -p68
”학생들이 자발성과 자율성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라고, 하다 못해 한 권의 책이라도 끝까지 읽으라고 강력히 권하는 경우는 찾아볼 수가 없다(이반 일리치[Ivan Ilich, 1970]가 우리의 학제에 대해서 가한 신랄한 비판을 비교할 것). " -p68
이 대목을 읽으며,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보다 어떤 태도로 배우게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어떤 기준이 옳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다양한 선택지 앞에서 “나는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부모의 입장에서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하겠다고 느꼈다.
마무리하며
<소유냐 존재냐>는 요즘 시대의 속도에 비하면 지나치게 느리고 철학적인 책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이 느린 철학이야말로 돈이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를 조금 더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 진심으로 고민한 사유라는 것을 말이다.
‘소유보다 존재’.
그 한 문장이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 돈을 바라보는 시선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연재를 덮으며...
<부모가 되니, 돈이 보였다>는 개인적인 경제 공부와 투자 경험을 기록한 연재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과 씨름하며 방향 없이 투자해 왔던 과거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다시 질문하는 시간이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지금 내 방향은 맞는가”를 묻게 된 이 시간에 감사하다.
어른인 나의 선택과 행동 하나하나가 아이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공부를 놓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진심을 다했던 부모의 마음을 언젠가 아이들이 알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