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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

이혼전문변호사가 의뢰인의 이혼 후 행복을 간절히 바랄 수 밖에 없는이유

이혼소송을 진행하다보면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최선을 다해서 그 힘든 시간을 돕는다고 돕는데도 가끔 마음에안들어 하는 분들이 있죠.

여러가지 요소가 결합해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데요,

본인에게 불리한 요소를 미리 오픈하고 예상하지 않아서, 우호적이지 않은 판사님을 만나서, 개인적으로 힘든일이 계속 이어지니 원망할 누군가가 필요해서 등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것 같습니다. 


얼마 전 오래전 한 의뢰인이 저의 sns에 장문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소송이 5년전 끝났지만 나와 아이들은 아직도 힘든시간을 보내고있다.

그때 나를 위해 사건진행을 한 것이 맞냐. 나는 결과에 전혀 승복할 수 없다."는 원망가득한 내용이었습니다.

본인의 이름을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니셜과 여러가지 상황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서 글을 썼기에 대략 짐작이 되는 분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저를 찾아왔을 당시 배우자로부터 소장을 받아서 이혼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오셨었고, 

그 소장에 대한 응소가 필요했기에 1심만 2년이상의 기간이 경과되도록 열심히 도왔었습니다.

그렇지만 소송 중 우리의뢰인이 상대방 배우자를 괴롭힌 여러가지 피해사실이 확인되었고, 

가사조사 등을 받는과정에서도 조사관과 싸우기도 했습니다;; 

재산에 관해서도 본인의 예상보다 배우자는 재산이 없고,  의뢰인 본인이 훨씬 많은 재산이 있는 사정 등이 드러났습니다.

수임상담 당시에 의뢰인이 자신의 치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기에 저도 당황스러웠지만, 최대한 잘 방어하려고 애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한 노력에도 안타깝지만 소송의 결과는 의뢰인이 처음 예상한 것보다 만족스럽지 못했었습니다.

이후, 의뢰인은 2심은 본인이 알아서 진행해 보겠다고 하고 저와의 인연을 정리하고 떠나셨었죠.

그렇게 우리의 인연은 끝났나보다 하고 있었는데...

그 후 5년이상의 시간이 흘러 저를 원망하는 그 분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이혼전문변호사로서 사건을 마무리하고 헤어질때마다 제가 드리는 축복의 인사가 있습니다.


"그동안 수고많으셨습니다. 앞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라는 것 입니다.


저는 그렇게 대범한 사람이 아니기에 누군가의 원망을 너무 부담스러워하고, 그렇기에 변호사 업무를 할때도 후회없이 최선을하려고 항상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더 나아가, 저와인연이 있었던 의뢰인이 행복하게 잘 지내기를 간절히 바라는 진심이 간절합니다.

그렇기에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데 안타깝게도 아주 가끔 앞에서 소개한 의뢰인처럼 원망을 하는분이 있는 현실을 어쩔수가 없는데요,


이런일이 있을때 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수많은 사건들을 다시한번 더 체크하게 됩니다.

"감사"하다는 인사는 둘째치고,

"원망"사는 일을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이혼전문변호사는 의뢰인의 이혼 후 행복을 가장 간절히 바랄 수 밖에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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