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을 틔워 드리지 못해 죄송한 시간
얼마전 한 상담자가 배우자와 이혼이 간절하다며 상담을 왔다.
"변호사님, 남편은 우리가 힘들어진것이 제탓이래요. 제가 원래는 집에서 애만 키우던 사람이었는데, 애들이 좀 크고 나니 저도 저 자신을 좀 돌아보면서, 취미도 갖고 하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운동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남편은 그것을 너무 못마땅하게 생각해요. 저보고 운동가도 된다고 하면서도 막상 운동다녀오면 화가나서 저 없는 사람 취급하고, 눈치보게 만들고.... 너무 싫어요. 숨막힐것 같아서, 같이 살기 힘들어요"라고 했다.
정말 그 이유때문에 이혼까지 생각하는건지,
남편은 전혀 취미생활을 안하는건지 몇가지 더 물었다.
남편의 그런 가치관때문에 자꾸 싸우니 너무 힘든것이 사실인 듯 했다.
작은 데서 핀트가 나가니 매사가 서로 싫고 못마땅한 상황인 듯 했다.
그래서 결국 배우자와 이혼얘길 했는데 배우자는 홧김에 이혼을 한다고 했다가, 안한다고 했다가 왔다갔다 하는 상태였다.
이런 경우 이혼이 가능할까.
예상하는 것처럼 명백한 이혼사유가 없는 한 이혼청구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아무리 간절히 이혼을 원해도 배우자가 이혼을 절대로 원치 않는다고 한다면 명확한 이혼사유의 입증이 필요하다.
위 상담자도 간절한 이혼을 얻어내기 어려울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설명드리니 상담자는 시무룩하게 돌아갔다.
숨이막힌다는 그녀의 숨통을 틔워드리지 못해 다소 안타깝긴 했지만,
이것이 결혼의 무게인것을 어찌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