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이혼 2차 조정기일, 그리고 조정불성립

황혼, 이혼전문변호사

2013년 12월 15일 오후 2시, 서울가정법원 325호에서 어머님의 2차 조정기일이 열렸다.

서울가정법원 3층은 여느때처럼 복잡하고,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소송당사자, 여러명의 변호사들, 당사자의 가족과 법원경위, 조정위원들까지 모두가 분주하게 왔다갔다 하고있었다.

한변호사는 여느때처럼 기록을 한아름 안아들고, 서울가정법원3층으로 들어섰다.

저쪽 벤치앞에 혼자 앉아있는 어머님을 보았다.

한변호사는 얼른 빠른걸음으로 어머님께 다다가서 인사했다.

“어머님 안녕하세요~ 일찍오셨네요. 점심은 드셨어요?”라고 하자 어머님은

“변호사님 빨리오셨네요. 반갑습니다”라면서 반겨주셨다.


1시 58분이 되자 조정위원은

“000님 출석하셨나요?”라고 어머님의 성함을 불렀다.

한변호사는 “네, 000님 출석했고, 대리인도 출석했습니다”라고 하였다.


잠시 후 조정절차가 시작되었다.

아버님은 지난번처럼 격앙된 표정으로 조정장에 들어섰고, 조정위원은 즉시,

“양측 따로 분리해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오늘은 피신청인측부터 이야기들어볼께요.

신청인은 잠시 나가계세요”라고 하였다.


한변호사는 어머님을 모시고 조정장 밖으로 나왔다.

조정장 앞 벤치에서 한변호사는 어머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어머님은 한변호사에게

“변호사님, 그동안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참 허망하네요. 몸도 아프고, 남편도 저렇게 사람 비참하게 만들고... 헤어지는게 이렇게 힘든 일일줄 몰랐어요. 애들 잘키워서 저는 그것으로 제 고생이 다 보상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런 벌을 받아야하는것일까요?”라면서 착잡한 말씀을 하셨다.

한변호사는 어머님에게

“어머님, 그동안 고생많으셨어요. 오랜기간 살아오신만큼 헤어짐의 과정이 쉽지 않으실거에요. 아버님도 어머님이랑 살아온 세월이 있고, 어머님이 너무 좋은분인 것을 알기에 이혼못한다고 하시는 것에요. 저는 그것이 느껴져서 한편으론 우리어머님 정말 좋은 아내셨구나 싶어서 대단하시다 싶은데요?”

라고 이야기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피신청인 즉 아버님이 변호사와 함께 조정실밖으로 나왔다.

이젠 어머님과 한변호사의 차례였다.

둘은 조정실 안으로 들어갔다.

조정실에 들어서니 조정위원은 웃으며 우리를 반겨주었다.

“신청인은 몸도 힘드실텐데 오시느라 고생하셨겠어요.

제가 피신청인이랑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동안 얼마나 힘들게 사셨을까 싶은마음이 절로 드네요”

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는

“그동안 어떤점이 제일 힘드셨고, 이혼을 한다면 최소한 어느정도의 조건을 원하시는지 말씀해 주실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한변호사가 먼저 말을 이어갔다.

“조정위원님, 저랑 밖에서 많이 말씀을 나누고 오셔서 제가 간단히 말씀드려도 될까요? 어머님이 직접 말씀하실 기운도 없으시거든요... 일단 남편분에 대한 배신감과 불안감이 제일 크세요. 오랜세월 함께 고생했는데 다 자기 것일 라고 생각하는 태도나, 아픈데 제대로 수발해주지 않고, 이유없이 화를 내고 스트레스 주는 상황 등이 너무 힘들다고 하세요. 지금 건강도 좋지 않기 때문에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저희도 크고, 재산에 대한 욕심이 크지는 않습니다. 전체 재산이 확인되면 그것의 40%정도면 족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이야기 했다.

조정위원은 끄덕이며 메모를 하였다.

그런데 조정위원은 어머님과 한변호사에게

“그런데 지금 가장큰 문제는 피신청인이 이혼을 안하겠다고 하는 것이에요. 제가 봐도 이혼을 하시는 것이 맞을 사건인데 피신청인이 워낙 고집이 세고 신념도 강한 스타일이라 이혼을 전제로 한 조정이 될까 싶어요”라면서 안타깝다는 듯이 이야기 했다.


그렇게 양측의 입장을 들은 후, 조정위원은 판사님실에 연락을 취했다.

잠시후 판사님이 조정실에 들어섰다.

“양측 입장을 잘 전달받았습니다. 피신청인은 여전히 이혼을 못하겠다는 입장이신가요? 재산분할에 관한 협의가 된다면 이혼의사도 있지 않으신가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아버님은

“판사님, 제가 돈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왜 이혼을 당해야하나요? 저는 이혼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사람입니다”라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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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님은

“피신청인의 의사가 그렇게 확고하다면 조정이 불가능하겠군요. 지난 조정기일 이후 양측이 제출한 서면을 보아도 혼인생활 유지를 위한 피신청인의 의지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던데, 일단 본안소송으로 회부할테니 거기서 다퉈보시죠”라고 이야기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변호사는 잽싸게 판사님에게,

“재판장님, 지난 기일에도 조정절자 종결 후 피신청인의 신청인에 대한 법정외부에서의 비난과 원치 않는 대화강요로 힘들었습니다. 저희가 먼저 자리를 뜬 후 5분 정도 후 피신청인이 나오도록 조치해 주실수있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판사님은

“네, 그렇게 하시죠. 피신청인, 소송중 무리한 행동은 모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제발 자제해 주세요”라고 하였고,


덕분이 어머님과 한변호사는 편안하게 법정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렇게 어머님의 사건의 조정절차는 조정불성립으로 마무리 되었다.


혹시나.. 합의가 될수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진흙탕 싸움을 피해갈수는 없는것일까 싶어, 그날 밤 한변호사는 잠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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