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이혼전문변호사
2014. 4. 지난 여름에 접수한 조정신청신청서를 접수 한 이후 거의 1년이 다 되더 가는 시점에 드디어 첫 번째 정식재판이 열리기로 예정되었다. 그동안 해가 바뀌고 조정기일과 사전처분 심문기일진행 등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어머님은 그 힘든 시간을 잘 견디고 계셨다.
변론기일은 당사자인 어머님을 대동하지 않고 한변호사가 혼자 다녀오기로 했다.
변론기일은 공개재판정에서 일반적인 재판이 진행되는 날이다. 그 날은 양측이 낸 서면, 서류들의 내용을 확인하고 앞으로어떤 것을 더 준비해야할지 판사님의 의견을 듣고, 양측의 소송진행 계획을 듣는 자리인만큼 길지 않은 시간동안 진행된다. 보통은 사건 한건당 5~10분 정도 진행되기 때문에 한변호사는 건강이 좋지 않은 어머님이 그 시간을 위해 법원에 오시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변론기일 전날 한변호사는 어머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안녕하세요~ 어머님, 잘 지내셨어요? 내일 재판은 제가 잘 진행하고 올께요. 그동안 우리가 진행했던 과정들을 정리해서 이미 법원에 제출했구요, 판사님이 궁금해 하는 부분은 제가 잘 알고있으니 설명드리면 될 것 같아요. 걱정말고 집에서 기다려주세요.”라고 하였다.
어머님은
“네~ 변호사님, 항상 그렇지만 변호사님만 믿을께요”라면서 한변호사를 격려해주었다.
2014. 4. 15. 2시 40분 변론기일에 한변호사는 법원으로 향했다. 502호 법정앞에는 재판을 기다리는 많은 당사자와 변호사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한변호사는 입구 문앞의 금일 사건목록에서 어머님 사건의 사건번호를 확인한 후 5분 정도 일찍 법정에 들어섰다.
앞사건이 진행중이었고, 얼마 후 판사님이 어머님 사건을 호명하여 한변호사는 변호사 석에 착석했다. 피고측은 오늘도 새로운 변호사를 대동하고 당사자가 나와서 앉아있었다.
판사님은
“원고는 기존의 조정신청서 내용 소장으로 진술하시고, 피고는 이혼에 대해서 기각을 구하는 입장이라는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한변호사는 그렇다고 했고, 피고의 새로 선임된 변호사도 “그렇다”고 답변했다.
판사님은
“피고는 원고에게 사전처분 결정대로 생활비 주고 있나요?”라고 물었고,
피고대리인은 생색내듯,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거기에 덧붙여서 피고 본인도,
“네, 판사님 제가 판사님 말씀대로 돈을 많이 보내주고 있습니다. 제 재산에 다 가압류 해놓고, 아내로부터 내조도 못받는데 돈을 이렇게 보내야하는지 모르겠지만....”이라고 주저리 주저리 말을 이어갔다.
판사님은 “피고는 제가 묻는 말에만 간단히 답해주시면됩니다”라고 말을 중단시켰다.
이후 판사님은,
“이렇게 원피고 이혼의사가 일치하지 않으면 가사조사절차를 명하겠습니다.
원고 피고 힘드시겠지만 법원이 정하는 일자에 조사절차에 응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기일은 추후에 다시 정해서 통보하겠습니다”라고 하고 첫 변론기일은 끝이 났다.
한변호사의 예상대로 변론기일의 진행은 무미건조하고 간단하게 마쳐졌다.
법정을 나서자마자 한변호사는 어머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어머님~ 오늘 재판잘 진행했구요, 한두달 후부터 가사조사절차가 진행될 것이에요. 조사는 어떤것이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제가 다시 자세히 설명드릴테니 걱정않으셔도 됩니다. 마음편히 지내고 계세요”라고 하였다.
그러자 어머님은
“아유, 변호사님 힘드시죠. 고생많으셨어요~”라면서 여느때처럼 따뜻하게 감사인사를 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