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이혼전문변호사
2014. 5. 어느날, 한변호사는 어머님으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한통 받았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앞으로 법원문서는 변호사님 사무실로 갈것이라고 하셨는데, 오늘 또 무슨 문서가 집으로 왔어요. 이거 무슨일 난거 아닌가요?”라면서 걱정스런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한변호사는, “어머님, 문서 첫장에 뭐라고 써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그리고 팩스로 보내주시면 제가 한번 살펴볼께요”라고 침착하게 말씀드렸다.
그러자 어머님은
“가압류이의신청서 라고 써있어요. 지난번에 남편이 답변서에 냈던 내용들 비슷하게 잔뜩 써있구요.
아들통해서 팩스 드려볼께요”라고 하셨다.
한변호사는
“아, 어머님, 너무 걱정마세요~ 우리가 가압류 해둔 것 풀어달라는 신청인데요,
너무 걱정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라고 안심시켰다.
얼마 후 한변호사의 사무실로 팩스가 100장이 넘게 잔뜩들어왔고, 그 서류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 내용은 ‘어머님의 가압류는 부당하다는 것이었고, 그 이유는 이혼사유 자체가 없으니 재산분할이 이루어질 수 었고, 설사 이혼사유가 있다고 해도 가압류를 걸어둔 액수가 너무 과다하고, 가압류로 자기 사업에 지장이 있으니 풀어달라’는 것이 요지였다.
한변호사는 헛웃음이 나왔다.
가압류 이의신청사건이 간혹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본안 사건이 진행되는동안은 판단이 미루어지곤 한다.
더욱이 이혼 사건에서 가압류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더욱 드물기에 이러한 억지절차를 진행하는 상대방의 태도에서 그 집요한 성격과 혼인생활동안의 태도를 미루어 짐작할 만 했다.
그 내용이 타당하지 않더라도 우리측에는 답변을 할 의무가 어머님에게 있기에
한변호사는 이 사건 또한 최선을 다해 대응하기로했다.
한변호사는 가압류 이의신청의 부당성에 대해서 꼼꼼히 답변서를 작성해서,
어머님이 가압류이의신청서를 받은지 한달이 되기 전에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자 법원에서는 2014. 6. 29. 3시에 심문기일을 열겠다고 기일 소환장을 보내왔다.
위 가압류 이의사건에 대해서 법원이 재판을 열어서 판단하겠다는 의미였다.
가압류 심문기일 직전인 2014. 6. 26. 경 상대방은 또다시 수백장에 해당하는 서면을 제출했다. 이혼소송에서 제출했던 서류들을 잔뜩 제출하고, 상대방 본인이 얼마나 그동안 열심히 살았는지를 쓴 답답한 내용의 문서들이었다.
한변호사가 그것들을 일일이 반박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한편 한변호사는 일일이 반박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심문기일 당일, 한변호사는 기록을 챙겨들고 법원으로 향했다.
판사님께서는 양측의 출석을 확인했다.
상대방측은 당사자인 남편본인도 역시나 출석했다.
사업을 하느라 바쁘다면서 이 많은 재판을 한번도 안빼고 나오는 열정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판사님은
“가압류 채무자(남편)는 이 사건 가압류가 부당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혼소송이 아직 제대로 진행도 안되었는데 가압류를 풀어달라고 하는 이유들을 제가 아직 판단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이사건은 본안 이혼사건이 진행되는동안 일단 추정(진행을 미뤄둔다는 뜻, 추후에 기일을 다시 지정하겠다)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남편본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판사님! 안됩니다! 가압류 때문에 제 사업이 망하게 생겼어요. 대출 연장도 안되고, 은행에서는 가압류를 해결하든지 채무변제를 하든지 하라고 난리에요. 이대로 두면 저 망합니다”라고 소리쳤다.
이에 한변호사는,
“재판장님, 이혼사유 등에 관해서는 본안에서 충분히 입증할 계획이며, 저희가 가압류한 대상이나 액수가 결코 과다하지 않습니다. 그에 관해서는 이미 서면을 통해 주장입증한바 있습니다.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소명된 이상 이 사건 가압류는 유지되어야 합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판사님은,
“채무자의 사정은 딱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정당하게 이루어진 가압류를 부당하다고 판단할 근거가 부족합니다. 지금 판단할수 없습니다. 기일추정합니다”라고 하고, 재판을 마쳤다.
재판을 마치고 한변호사는 걱정하고있을 어머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어머님, 오늘 재판 잘 마쳤어요. 예상한대로 판사님이 가압류 일단 유지하겠다고 하셨고, 이혼소송절차를 잘 진행하면 될 것 같아요”라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어머님은
“역시, 변호사님말씀대로군요. 감사합니다. 걱정많이 안할께요. 조심히 들어가세요”라면서 전화를 끊으셨다.
황혼이혼절차의 많은 산 중 낮은 산 하나를 넘어서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