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이혼전문변호사
2015. 10. 28. 법원으로부터 판결문이 송달되었다.
전산을 확인해보니 피고도 같은 날 판결문을 받았고, 그러면 앞으로 2주 동안 항소를 할 수 있는 상태였다.
한변호사는 어머님에게 연락을 해서
“어머님 법원에서 온 판결문 보내드릴께요. 보시고 궁금한 점들 말씀나누어요.
그리고 항소할 수 있는 날은 2015. 11. 11.까지니 참고해주시구요~”라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어머님은
“변호사님 제가 요즘 몸이 너무 안 좋아요. 저는 이혼이 됐다면 정말 만족합니다.
돈까지 받을 수 있고 그돈이면 제가 죽을때까지 충분히 쓰잖아요.
저는 정말 만족합니다. 항소하지 않고 여기서 끝내면 너무 좋겠어요”라고 말씀하셨다.
한변호사는 가슴한켠이 먹먹해졌다.
‘그래, 누군가에게는 지긋지긋한 배우자와의 이별이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까지 건강지키고 버텨준 어머님에게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네 어머님, 의사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또 항소할 수 있으니 기다려 볼께요.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통화를 마쳤다.
2015. 11. 11. 오전까지 피고는 항소장을 접수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도 오늘 자정이 지나야 확정되니 한변호사는 긴장을 늦출수 없었다.
그날 오후 5시반 경 직원이 급하게 한변호사 방에 들어왔다.
“변호사님, 000님 사건 피고가 항소장 접수했어요. 조금전 접수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 어머님이 앞으로의 시간을 견뎌주실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한변호사는 바로 어머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어머님~ 슬픈소식 전해드려요. 피고가 역시나 항소를 했네요.
오늘이 마지막 날인데, 마지막날 마지막순간에요”라고 하였다.
어머님은
“아... 변호사님 세상에 참 쉬운일이 없네요.
이것도 제 운명이다 생각하고 받아들여야죠. 어쩌겠어요.
변호사님, 힘드시겠지만 2심도 잘 부탁드릴께요. 변호사님만 믿어요”라면서
담담한 목소리로 전화를 끊으셨다.
한변호사는 사건을 최대한 지연시키려고 항소심 마지막날 항소장을 낸 상대방이 괴씸한 마음도 들었지만
기왕 이렇게 항소심의 판이 깔렸으니
어머님에게 더 좋은 결과로 변경시켜 보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바로 우리측 항소장도 접수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