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이혼전문변호사
2015. 12. 15. 법원에서는 한변호사의 사무실로 법원의 문서가 도착했다.
그것은 바로 ‘석명준비명령서’였다.
그 문서에는
‘이 문서를 받고, 3주 이내에 항소이유가 담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시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와함께 항소심첫 재판기일도 2016. 1. 31. 로 지정하여 변론기일통지서도 왔다.
한변호사는 담담하게 항소심 재판준비를 시작했다.
1심에서 이미 수많은 서면공방과 증거신청들이 이루어졌지만, 피고측은 그것이 부족하다고 하니 우리도 더 애쓸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사실 1심에서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어머님과 나누었고, 할 수 있는 증거신청들은 전부 하였고, 심지어 당사자 정신감정까지 한 상태였기에 한변호사는 더 이상 어머님을 귀찮게 할 이유가 없었다.
한변호사는 두꺼운 기록을 찬찬히 살피며 항소이유서를 꼼꼼히 써내려갔다.
1심 판결문에서 우리의 주장을 잘 반영하여 주었기에 한변호사는 우선 1심판결문의 내용을 차근차근 인용하고, 또 부족한 주장들, 그리고 강조해야할 증거들을 다시한번 언급하면서 긴시간 항소이유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며칠 후 어머님에게 완성된 항소이유서를 보내드렸다.
그러자 어머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고생정말 많으셨네요. 애써주신덕분에 이렇게 사건이 잘 진행되고 제가 큰 스트레스 없이 지내고 있어요. 이렇게 저는 이혼이 될 수 있는거겠죠?”라면서 인사하셨다. 그런데 목소리가 너무 힘이없고 아픈기색이 역력했다.
한변호사는 어머님에게
“어머님, 건강이 많이 안좋아지신 것 같은데, 괜찮으세요? 병원다녀오셨어요?”라고 하자,
어머님은
“네, 최근에 치료가 좀 힘들었나봐요.
그리고 이제 끝났나 했던절차가 또 계속진행되니 너무 힘들고 실망스러워서 몸이 더 힘들어 진것도 같구요.”라면서 담담하게 말씀 하셨다.
한변호사는 내마음대로 할 수 없는 법원의 절차가 너무 원망스럽고 답답하면서도,
‘세상일은 순리되로 되지’라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2016. 1. 31. 오후 2시, 이혼 항소심 첫재판기일이었다.
이날 한변호사는 혼자 출석했고, 상대방인 피고 당사자는 역시나 변호사님과 함께 재판에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213호실 법정에 들어섰고,
세분의 법관이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재판장님은
“원피고, 더 주장할 것 있는가요? 없으면 오늘 종결하도록하겠습니다”라고 말씀하셨다.
한변호사는 신속한 선고를 예정해주시는 쿨한 재판장님의 말씀이 너무 기뻤다.
그동안 피고가 악의적으로 재판의 종결을 미루고 시간을 끌었던 것을 알아채리신것 같아서
너무 짜릿하기도 했다.
“재판장님, 원고는 더 이상 할 것 없습니다. 신속한 종결을 구합니다. 원고당사자의 건강도 좋지않아 신속한 종결이 더욱 간절합니다”라고 진술했다.
그러자 피고대리인은 다급하게,
“재판장님, 저희는 아직 증거신청할 것이 있습니다.
1심에서도 신청했다가 받아들여주시지 않았었던 자녀들을 증인신청해서, 원피고 혼인관계는 아직 회복가능하다는 점에 대해서 입증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한변호사는 즉시
“재판장님, 원피고의 자녀들의 진술서가 이미 제츨되어있는바
추가적인 증인신문의 필요성은 미미하다 할 것입니다.
피고의 증인신청을 기각하여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의견진술했다.
재판장님은 잠시 고민하다가
“원고 대리인의 말도 일리가 있지만,
2심은 마지막 사실심으로 증인신청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므로 증인신청 채택하겠습니다.
대신 피고는 자녀 1인만 특정해서 신청하고 신문사항도 최대한 간결하게,
30분내에 마무리할수있도록 진행바랍니다”라고 하였다.
그러자 피고대리인은
“네,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증인신문준비하겠습니다.
그와 더불어 간단한 피고 당사자신문도 할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바랍니다.
피고본인의 입장을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단 한번만 주시면 좋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재판장은 곤란한 표정으로
“원고 대리인 의견 어떠신가요?”라고 물었고,
한변호사는 순간 잠시 고민 후
“네 재판장님 동의하겠습니다. 저희도 피고 당사자에게 필요한 사항 확인하는 기회주신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피고본인의 진의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것이라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재판장님은 "그렇게 진행하시죠"라고 했고,
다음 재판기일은 2016. 3. 28. 오후 3시로 지정되었다.
재판을 마치고 한변호사는 어머님에게 연락해서 오늘 재판경과를 설명드렸다.
그러자 어머님은
“결국 애들을 법정에 세우는군요. 이제는 더 부끄러울일도 없습니다.
애들을 돈으로 매수하려는건지 뭔지. 애들도 너무 힘들어하는데...
어쨌든 변호사님 잘 알겠습니다. ”라고 한탄하셨다.
한변호사는 이혼소송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절차를 밟고있는 피고의 태도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하면서, ‘제발 어머님의 건강이 견뎌주기를...’이라는 바램을 되뇌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