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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강사 도전기

서브잡을 메인잡으로 만들어보자!

사실 나는 '강사'가 되겠다는 생각이나 다짐을 해본적은 없다. 광고홍보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대학 졸업 후, '광고 회사' 혹은 '홍보 회사'에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 광고대행사와 홍보대행사에서 짧지만 6개월-1년정도 직장 생활을 하기도 했다. 쉴새없는 야근과 눈빠지는 모니터링을 하다가 어느날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안에서 내 인생이 너무 슬프고, 내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혼자 울고 있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 가만히 콕 박혀있다가 '이러다간 안되겠어 밖으로 좀 나가야지' 라는 생각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블로그 이웃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 만들기 재능기부'를 하겠다는 포스팅을 올리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나의 재능기부를 듣기 위해서 약 8명의 사람이 모였고, 그렇게 나의 첫 강의이자, 재능기부가 시작되었다. 사실 그때까지만해도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나누고, 내가 무언가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웠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재능기부를 들으셨던 많은 분들이 "재능기부로 하기보다는 돈을 받고 해야할 것 같아요! 너무너무 좋아요! 강의를 해보세요"라는 말에 나는 무슨 용기인지 원데이 클래스, 일대일 컨설팅 등으로 확장해나갔다. 그때까지만해도 그냥 소소한 부수입 정도로 생각을 했고, 직장 없이 혼자 일을 해서 돈 번다는게 이상하고 어색하게 느껴져서 이력서는 계속 내고 있었다. 당시에 박물관과 미술관 도슨트 경력과 광고홍보학을 강점으로 갤러리와 미술관에 이력서를 넣었는데, 감사하게도 작은 갤러리에서 어시큐레이터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어시큐레이터로 일하는 그 시간들은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매달 작가들을 만나고, 전시 설치와 철수에 참여하면서 내가 알고있던 전시의 세계, 예술의 세계는 점점 넓어졌다. 전시 홍보도 하고, 도슨트도 하고, 전시 보도자료 초안도 작성하고, 페인트칠도 하고, 사다리도 타면서 어시큐레이터의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전시업계는 대체로 정규직보다는 계약직이 많은데, 나 역시 계약직이었고, 나의 계약 종료일도 다가왔다. 행운스럽게도 문화재단의 전시 파트 부분에서 바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 역시도 계약직이었고, 계약이 종료될때쯤 나는 고민에 빠졌다. 또 다시 전시관련 일을 찾아 이력서를 쓸것인가, 아니면 내가 지금까지 서브로 해오던 강의를 키워볼 것인가. 나의 결정은 '지금이 아니면 언제 프리랜서를 도전해볼 수 있을까. 지금이자, 하자' 였다. 대학교를 막 졸업하고, 친구와 통화를 하다 '아, 이제 점점 도전하기 어려워지는 나이인 것 같다' 라는 말을 하니 친구의 대답은 '그래도 한 32살까지는 망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였다. 지금 그 나이가 되니 도전할 수 있는 나이에는 한계는 없지만 망하는건 최대한 빠르게 망해보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나는 30대가 시작되고 얼마되지 않아 31살 2021년 프리랜서로 나의 수입을 벌어나가기로 마음먹었다.  

프리랜서 강사 도전!

고정지출만큼은 반드시 매달 스스로 벌어내야 한다.


메인잡이 있는 상태에서 부수익으로 강의를 할때와는 다르게 프리랜서 강사의 길로 접어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인지해야할 부분이 매달 최소한 나의 고정지출만큼은 스스로 벌어내야한다는 점이다. 고정수입을 만들어내는게 가장 중요했다. 프리랜서 강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첫 해는 매달 불안하기만 했다. 약 1년동안 불안했던 시기를 잘 넘기고나니 2022년 올해는 매달 고정수입도 생기고, 상/하반기, 1년 강의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강사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입에 대한 부분은 순간적으로 불안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1년전에 비하면 많이 성장한 나 스스로가 대견스럽다. 


첫 스타트는 공유오피스vs오피스텔에 대한 고민이었고, 고민끝에 온라인 영상 제작 및 줌 수업을 하기 위해서 오피스텔 계약을 하게 되었다. 2021년 당시 고정지출은 오피스텔 월세 30만원 + 오피스텔 관리비 약 10만원 + 자동차 할부 약 45만원 + 자동차 유지비 약 10만원 + 보험료, 핸드폰 요금, 기타 등등 20만원-30만원 선이었던 것 같다. 생활비 및 여가비 등을 빼고선 꼭 반드시 내야하는 세금이나 할부 등이 약 130만원이었다. 한달 수입이 고정지출만큼 발생하지 않는 달에는 저금을 해 놓은 부분에서 보태야했고, 매달 매달 다음달이 걱정이 되긴했으나 신기하게도 매달 살아나갈 수 있었다. 지금와서 보면은 그때 얼마나 내가 아둥바둥했는지 크게 기억나지는 않는다. 역시 사람의 기억은 미화되는 것 같다. 


프리랜서로 가겠다는 다짐을 했을 무렵, 다행스럽게도 나는 블로그를 오랜시간 취미로 해온 경력으로 하나의 일을 잡을 수 있었다. 개인 블로그를 오랜시간 운영해온 경험과 홍보 대행사에 있을때 바이럴팀에 있던 경험을 토대로 '디자인회사 블로그 포스팅 작성 및 관리자'로 지인이 나를 추천해줘서 당시 블로그 포스팅 작성 및 관리, SNS 관리 업무를 하게 되었다. 주 1회 정도 사무실에 출근해 디자인 회사에서 제작한 디자인물 이미지 촬영, 디자이너 인터뷰를 통한 포스팅 작성, 업로드, 관리 업무를 하게 되었고, 이 일은 지금까지도 계속 해 오고 있다. 이 일은 생각보다 나에게 든든한 지원금이 되었고, 고정수입의 일부가 되었다.



내 강의를 어떻게 홍보해야하지? 


프리랜서 강사가 된 이후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내 강의를 어떻게 홍보해서 수익을 만들것인가였다. 강의 수익을 만드는 방법은 <1. 내가 직접 강의를 기획해 스스로 홍보해서 수강생을 모은다 2. 취업관련센터나 지자체, 기관 등에 내 강의를 소개한 후, 내게 강의 컨택이 들어오도록 한다.>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번째 방법의 경우에는 내가 직접 수강생을 모집해야하는데 이 모집이 꽤나 어렵다. 우선 나는 SNS 인플루언서가 아니다보니 온라인 상에서 수강생 2-3명을 모집하는 것도 꽤나 힘든 일이었다. 두번째 방법의 경우에는 기관측에서 수강생을 모집하고, 이미 어느정도 수강생 목록이 있어서 나는 강의준비에만 신경을 쓰면 되었다. 두번째 방법으로 강의를 진행하는게 안정적이고, 강의실까지 제공되기에 더 선호하는 바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만 선택하기보다는 두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해 내 강의를 홍보하고 알리기로 했다. 내가 진행할 수 있는 강의 리스트와 기획안, 그리고 강의대상에 따른 강의 커리큘럼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함과 동시에 그동안 강의를 해온 이력을 이미지와 함께 포트폴리오로 제작했다. 그리고 전국 대학교 취업지원센터, 각 지자체 일자리센터나 카페 등 메일 주소를 엑셀에 리스트업을 해서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네이버 스펙업, 독취사 카페 등에 내가 진행하는 강의 및 컨설팅 수강생 모집 공고를 올리고, 블로그 및 SNS 활성화에 돌입했다. 


강의 기획서를 정말 많은 곳에 메일로 보냈지만 대체로 연락은 잘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보낼 수 있는 곳들을 계속 찾아 메일을 보냈는데, 이 방식으로 2-3곳에서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보낸 것에 비해 회신은 거의 없었지만 딱 1곳에서라도 연락이 오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메일을 보냈고, 결국 강의 의뢰를 제안받을 수 있었다.


고정수익이 생긴 2022년, 

강의를 다시 찾아주는 기관과 수강생들


작년 1년동안 사실 어떻게 매달 매달 수익을 만들고 지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아둥바둥 뭔가 하려고 했고, 고정수입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다는 점이다. 작년에 가장 큰 결과라면 '서울시 일자리 카페'에서 기획하는 강의를 하게 된 점이고, 이로 인해 동덕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실내디자인 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포트폴리오 작성법' 강의를 했다는 점이다. 나아가 실제 강의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대구의 한 대학교로부터 취업센터 강의 기획안 전달을 요청받기도 했다. 이 대학교에서는 작년에는 강의의뢰는 오지 않았지만 올해 봄 강의의뢰가 왔다. 너무 반가웠지만 아쉽게도 강의일정이 맞지 않고, 편도 4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로 강의 진행이 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아둥바둥 프리랜서 강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보낸 나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이 느껴져 뿌듯하고, 감사하다. 

코로나19로 약 2년간 온라인 강의 비중이 매우 컸다.


올해 2022년을 맞이하면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강의 범위를 넓히기로 다짐을 했고, 취미로 해오던 블로그를 강의 컨텐츠화 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작년 2021년 여름, 블로그 운영하기 온라인 스터디를 운영한 경험과 현재 디자인 회사의 블로그 운영 및 포스팅 작성, 개인 블로그 운영 경험을 토대로 '지자체 평생학습관'의 중장년층을 위한 '나만의 블로그 만들기' 강의를 진행하게 되었다. 현재는 상반기 강의는 종강 되었으며 추후 하반기 강의가 오픈될 예정이다.

2022년 중장년층 대상 블로그 만들기 수업


본래 내 강의 주력분야는 '취업용 포트폴리오 제작/ 이직 포트폴리오 / 경력 포트폴리오' 이지만, 실버계층으로 강의 영역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에 서울의 한 평생학습관에 올초 실버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 '은퇴 후 나만의 포트폴리오 만들기' 강의를 제안했다. 제안 후 선정되었지만, 수강생 모집에서 미달이 되면서 강의 오픈을 하지 못했다. 내 강의 주력 분야 외 인천의 한 '노인문화센터'에서 현재 실버컴퓨터 수업 4개반 강의를 맡고 있다. '실버 컴퓨터 강사'는 새로운 도전 분야이기도 했는데, 이 분야를 도전하게 된 이유는 1. 실버계층에 대한 이해 2. 실버계층의 컴퓨터 이해 정도 파악 3. 실버계층과의 소통방법 익히기 등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1년 계약으로 고정수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다. 실버 컴퓨터 교실 4개반을 운영하면서 내가 포트폴리오 제작 시 활용하는 '파워포인트'라는 프로그램 수업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컴퓨터를 통해 실버계층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게 왜 힘든지 등을 몸소 느끼고 있다. 내가 지금까지 강의를 하면서 만나온 중/고등학생, 성인(대학생, 직장인, 한 직무 오랜 경력자 10-20년), 중장년층 수강생과는 다르게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 강의는 정말 힘들다는 것도 요즘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강의를 통해 나와 다른 연령층을 만나서 소통하고, 함께 교류해볼 수 있다는게 소중하다고 느껴진다. 


2022년 현재 진행한, 진행중인, 진행예정 강의

-서울시 일자리 카페 취업 관련 강의 (원데이 클래스, 2-3개월에 약 1-2번)

-지자체 평생 학습관 블로그 강의 (12주 과정, 상/하반기)

-노인문화센터 컴퓨터 강의 4개 반 (~12월 첫째주까지)

-호서대학교 온라인 특강, 취업 포트폴리오 작성법

-방배유스센터 동아리 관계형성 특강 (각 동아리 별)

-방배유스센터 기아프렌토링 친친멘토링 워크샵 진행 (멘토링팀당 진행, 약 40팀 / 4월말~6월말)

-개인적으로 운영하고자하는 스터디 및 클래스 (일대일 컨설팅 진행 중, 스터디 및 2주과정 예정)


강의와 함께 수입을 만들어내는 활동(업무)

+ 현재 진행중인 디자인회사 블로그 포스팅 작성 및 운영

+ 크몽 블로그 원고 작성 / PPT 작성 및 수정

+ 블로그 원고 작성 및 업로드 



'프리랜서 강사 도전기' 오늘 글을 토대로 앞으로 강의를 진행하면서 느낀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브런치에 남겨보고자 한다. '포트폴리오 컨설팅 및 강의'는 재능기부때부터 생각해보면 벌써 약 5년이라는 경력이 생겼다. 재능기부를 시작으로 포트폴리오 컨설팅 및 강의 진행 내용을 블로그에 기록해두었는데, 간간이 기관에서 연락이 와서 다양한 기관에서 지속적으로 강의를 해올 수 있었다. 마포청년나루, 광진교육복지센터, 시흥시 청소년 수련관, 경기도 일자리 재단, 워커힐, 롯데갤러리 등에서 강의를 진행했고, 강의 진행 후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셔서 여러번 강의를 함께한 기관도 있다. 프리랜서 강사로 도전했던 작년은 나에게 아둥바둥 힘든 해이기도 했지만 의미있는 해이기도 했다. 대학교에서 특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 올해도 연락을 주신 방배유스센터에서 친친멘토링 워크샵을 진행하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여러 기획안을 직접 작성하면서 강의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할 수 있었다는 점. 


지금까지 강의를 해온 시간들을 생각해보면 꾸준히 성장중이었다.


벌써 오늘이 2022년 상반기 마지막 날인 6월 30일이다. 올해 첫 실버 컴퓨터 강의를 맡고, 중장년층 블로그 강의를 진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강의하다보니 어느덧 강사로서의 2022년 상반기도 잘 마무리했다는 생각이 든다. 중장년층 블로그 강의를 통해서 나도 배운점이 너무 많아서 꼭 브런치에 기록을 해 두고 싶다.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실버 컴퓨터 교실은 너무 힘들지만 수업이 끝나고 어르신들이 해주시는 강의 칭찬과 함께 배움에 열정적이신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놀랍기도 하다. 어르신들과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재미있는 강의를 진행하는 강사로 당당하게 자리매김 하고 싶다. 또한, 내가 앞으로 남기는 글들이 나의 강사생활에서 어느날 혹시라도 번아웃과 무기력증이 찾아왔을때 나를 일으켜줄 '보물'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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