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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eeze Sep 17. 2024

<Can you take a picture?>

<Can you take a picture?>


어쩌면

이 장면 하나를 위해

저 먼 별에서

날아온 건지도.


- 장혜인 -



시를 한 편 꼭 쓰고 가겠노라 마음이 먹어져 아침운동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멈추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하얀 벤치에 앉았다. 파도소리 사이로 모녀의 대화가 들려 슬며시 눈를 떴다. 고개를 숙이면 다리가 짧아보인다며 무릎을 꿇고 바닥에 폰을 바짝 대고 엄마 사진을 찍어주는 딸과 ‘여보~ 여기로 와봐’ 딸과 셋이 함께 광안리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노부부를 바라보며 이른 아침 ‘빛나는 행복이구나’ 생각했다. 그 장면이 너무도 아름다워 영화의 한 장면 같았고, 그렇게 시 한 웅큼 가슴에서 건져낸 찰나 예쁜 여행객이 내게 다가왔다. “사진 찍어주실 수 있으실까요?”


역광이라 잘 보이지 않았지만 열심히 찍어드리고 있으니 또 한 운동객이 우리 둘에게 사진 찍어드릴까요? 하고 친절을 베푸셨다.


관객과 주인공이 동시에 되는 이 장면 하나 하나가 바로 삶의 영화. 내 눈에 빛나 보였던 너의 행복은 또 다른 이의 눈으로 바라본 나 였으리라.



소중하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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