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끗차이
돈, 가족, 건강 ㅡ 이 쓰리콤보가 작년부터 내 인생에 제대로 펀치를 날리고 있다.
사랑하는 이의 10년간의 거짓말과 말도 안되는 빚더미에 앉게 되어 타인을 믿는다는 것이 두려워졌고,
소중한 사람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삶의 이유는 사라지고 삶에 대한 회의만 깊어졌고,
암 재발 소견으로 이 불행의 시작이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더욱 더 모든 일이 무의미 해졌고, 세상이 우스워지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참 간사하게도 오늘 조직검사를 하시는 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에 나의 불행에 담긴 긍정 메세지를 읽게 되더라.
"안전하다는 거 확인하는 거에요. 확실한게 좋으니까요~"
단순 염증일 확률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었고, 그 후부터 나는 갑자기 이것 저것 하고 싶어졌다.
그런 나의 마음 요동을 지켜보며 불행이라는 것은 정말 '마음 한끗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화를 잃고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해 헤매는 나에게 암 재발 소견으로 나의 당연한 일상이 기적임을 깨닫게 해주는 불행 속의 긍정 메세지.
병원이 아닌 사랑하는 가족 곁에서 잠들 수 있다는 것 마저도 사소한 일이 아닌 , 건강해야 할 수 있는 특별한 것임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약속 잡고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대와 나의 목숨에 이상이 없어야지 성사될 수 있는 귀한 만남임을 ,
이 불행에서 이런 깨달음의 빛이라도 건져냈으니 오늘은 나의 불행에서 선방한 것으로 하련다.
작년에 한방 맞았을 때, 제일 처음 생각났던 그사세 명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