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가는 저 발꼬락
바람이 차가워졌다.
어제 하원하는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서 놀고 있을 때 가을이 왔다는 것을 알았다.
곁에 있던 이리가 말했다.
"9월이야"
코로나타령에 그만 여름이 가는 줄도 몰랐다.
길고 많은 폭우 속에 '덥다'소리 몇 번 못하고 이렇게 여름을 보냈다.
몇 주 전, 수선을 맡겼던 닥스샌들이 어제 도착했는데 내년 여름을 기약할까 하다 아쉬워서 바깥 바람 좀 쐬어주기로 했다.
발꼬락이 시리다.
작년과 올 해는 유독 내게 가혹하다.
작년의 일도 마음이 다 아물지 못했다.
그런데 올 여름 바로 더 큰 쓰나미가 내 인생을 뒤덮었고, 어쩌면 오늘 내 인생이 세번째 뒷통수를 후갈길지도 모른다.
발꼬락을 내놓은 시린 샌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싱숭생숭구리당당숭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