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갔을까, 우리 강아지. (1)

by 오르민
KakaoTalk_20211004_185927129.jpg 기관지협착 앓기 전 건강했던 뽀송이 모습(2020년 8월) @MJ



2008년 5월, 우리 가족이 된 뽀송이.

그리고 13년이 지난 2021년 5월 21일에 우리 곁을 떠나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건강히 잘 지내다가 7~8살쯤에 건강검진을 통해 알게 된 방광결석의 존재. 처방사료도 먹이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하면서 꼼꼼하게 뽀송이 건강을 챙겼다. 처방사료만 먹이자니, 그 사료 자체도 장기적으로는 몸에 안 좋다고 하여 생식도 먹이며 나름대로 좋다는 건 다 챙기기 시작했다.


결석이 있다지만 발견 후 몇 년동안 아무렇지 않았었는데, 혈뇨를 보기 시작하여 10살에 방광결석 제거 수술을 하였다. 수술은 잘 끝났고, 꺼낸 방광결석을 의사선생님이 보여줬는데 생각보다 더 컸다. 저런 게 우리 뽀송이 몸 안에 있었다니 많이 아팠겠다 싶어서 마음이 아팠다.


collage.png 방광결석 제거 수술 당시 사진. 오른쪽은 수술 후 꺼낸 방광결석이다. @MJ



다행히 회복을 잘 하였고, 그전과 다름없이 먹을 걸 달라고 컹컹 짖고 산책도 잘 했다.

(하지만 그해 연말에 뽀송이가 쿠싱을 앓게 되었다는 것을 검진 결과로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쿠싱약을 꾸준히 먹이기 시작했다. 쿠싱은 약을 먹이고 반려인이 꾸준히 관리를 해주면 몇 년은 건강히 지낼 수 있다.)


방광결석 제거 수술하고나서 1년 후 어느 날, 또 혈뇨를 보았다. 병원에 달려가니 방광염도 아니고, 결석도 재발한 게 아니었으나 신장이 기능을 제대로 못하여 그렇다는 답변을 받았다. 신장이 제대로 제기능을 한다면 필터링을 잘 해서 단백질이 쉬로 나오는 것을 방지하지만 그 기능을 잘 못하니 피가 나온다고 했다.


우선 약 먹으면서 관리를 하기로 했다. 인터넷 검색을 하며 발견했던 방광암, 전립선암은 아니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었지만, 이날 초음파 검사를 하며 비장에 큰 혹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혹 위치가 가장자리라 좋지 않아요. 터질 경우 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수술해야 합니다."


평소 과한 치료나 수술은 권하지 않던 의사 선생님이 심각한 얼굴로 빨리 수술해야 한다고하니 일단 수술 예약 날짜를 잡고 무거운 마음으로 집에 왔던 게 기억난다. 3일 후에 비장종괴제거 수술을 하였는데, 이때 스케일링도 같이 하기로 했으나 산소포화도가 비정상적으로 너무 낮아서 스케일링까지는 못했다. (방광결석 제거 수술 때는 스케일링도 여유있게 했었다.)


아무래도 그 1년 사이에 우리 뽀송이는 조금 더 체력이 떨어졌었나 보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산소포화도가 너무 낮아서 개복까지 했다가 그냥 덮을 뻔했지만, 비장 떼는 것 자체는 1분이면 되었기에 얼른 떼고 덮었다고 한다.


이 수술 후 보양식을 해주겠다며 북엇국도 해주고(거의 하루 넘게 물에 북어를 담가 염분도 제거했다.) 일부러 소고기도 기름기 없는 부분을 구워주며 먹였는데 과했던 것일까? 소량을 줬건만 췌장염에 걸려서 한동안 고생을 했다. 하지만 저런 게 아니면 먹으려고 하질 않으니 애가 탄 우리 가족이 생각해낸 식단이었는데 과유불급이었다. 혹시 수술 앞둔 반려견을 데리고 있는 분들은 조심하시길 바란다.


아무튼, 췌장염도 잘 이겨내고 수술 후 회복도 그럭저럭 잘 한 편이어서 산책도 다시 하루에 2번씩 하며 활기차게 잘 지냈다. 비장종괴 수술 후 1년이 지나니 12살이었는데, 여전히 우리 가족 눈에는 아기 강아지마냥 귀여웠다.


그리고 수술을 세 번(어렸을 때 했던 중성화 수술 포함해서)했던 것 치고는 건강한 편이었기 때문에 우리 뽀송이는 오래오래 살겠구나 싶었다. 뭣보다 산책도 하루에 두 번씩 해 주고, 병원도 꾸준히 가고 약과 영양제를 제때 맞춰서 주고, 식단도 신경썼다. 그리고 집에는 늘 뽀송이를 돌볼 가족이 1명 이상은 있었다.(뽀송이는 집에 혼자 있었던 적이 거의 없다.) 이런 이유로 최소 15살은 살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뽀송이가 12살 되었던 2020년 가을, 갑자기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병원에 가니 기관지협착증이라는 병명을 새로 얻게 되었다. 이때부터 뽀송이의 체력은 너무나도 많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기침을 했고, 밤새 잠을 못자고 숨을 제대로 쉬질 못했다. 그런 뽀송이를 품에 안고 다독이며 곧 나을 거라고 뽀송이에게, 그리고 내 자신에게 끊임없이 말했다. 뽀송이 기침이 너무 심했던 그날 밤 나도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 강아지는 몸이 작아서 기침을 하면 온몸이 들썩인다. 푹 쉬지도 못 하고 얼마나 괴로울까 싶어 내 마음도 괴로웠다.


기관지 약을 꾸준히 먹이니 다행히 기침은 가라앉았지만, 대신 또 다른 무서운 복병이 뽀송이와 우리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다음 편에 이어서 올리겠습니다.)




+(내가 보고 싶어서 올리는) 보너스 사진

20151212_184156_HDR2.jpg 올해 2021년 추석 때부터는 못 보게 된, 명절음식 만드는 걸 구경하는 뽀송의 모습. 순해서 달려들지 않고 옆에서 한참 쳐다보곤 했다.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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