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생에 태어나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당신의 살결에
내 작은 입맞춤 할 수 있었고
공허한 내 두 팔 가득 빈틈없이
어디론가 당신 날아가버릴까
끌어안을 수 있었고
그런데도 우리 이 생에
다시는 서로 그럴 수 없음을
지금 이 따스한 온기와 소중한 숨결이
그쳐야 할 때가 있음을 안다
영원하지 못할 나의 영혼에도
죄 채울 수 없는
감당 못할 그리움을 위하여
오늘 밤에도
당신에게 닿은 내 입술도
끌어안은 두 팔도
꼭 잡은 내 손도
파묻은 나의 얼굴도
숨이 차오를 때까지
그대 향기 느끼는 내 가슴도
강물에 담긴 은하수를
바쁘게 퍼담는 어린아이처럼
당신을 오롯이 담기에 육신의 감각은 너무나 무디고
숨 한 번 내뱉고 나면 증발하고 마는
당신이란 행복의 극치는
내 생처럼 찰나의 생생함으로
그대가 내 품에 있어도
그립고 그립다
세상의 서글픈 이치에 밴 아픔은
눈꺼풀에 달린 기다란 마침표 내려앉기 전까지
아물어지지 않음을 잘 알지만
애닳는 맘 두 눈 그득 머금고
이 밤이 다 가도록
하염없이 반짝이는 강물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