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반 관련해서는 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2월부터 선수반으로 옮기기 위해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조만간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며칠 뒤, 운영진 중 ‘총무’라는 사람에게서 전화와 문자가 함께 왔다.
“리틀야구단 선수반 회비는 60만 원이에요. 그리고 간식비가 따로 나갑니다. 처음엔 5만 원 정도 걷고, 비용이 초과되면 그때그때 조금씩 추가로 걷을 거예요. 간식비는 제 계좌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짧은 통화였다.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연락 달라며 전화를 마쳤다.
나는 별다른 의문점 없이 입금을 했다.
그리고 주말, 처음으로 훈련장으로 향했다.
이제는 단순히 ‘취미’가 아닌 ‘선수반’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 때문이었을까.
아이가 진지하게 훈련하는 모습을 직접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훈련장에 도착해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난 뒤, 우리 구 리틀야구단의 회장과 총무가 나와 인사를 했다.
나는 어색한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아이의 훈련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그곳에는 우리 아이보다 한 학년 위의 선배 두 명, 같은 또래 두 명을 포함해 다섯 명이 함께 훈련하고 있었다.
함께 훈련하는 다른 구단 아이들까지 합치면 대략 10명이 넘어가는 숫자였다.
두 명의 감독…, 조금은 어수선한 구조였다.
두 구단이 함께 움직이는 이유는 리틀야구 시합에 나가기 위해선 최소 아홉 명의 선수가 필요한데, 각 구단이 단독으로는 그 인원을 채울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두 구단이 한 팀처럼 움직이는 ‘공동 운영’ 형태였다.
하지만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머릿속이 조금 복잡했다.
구단마다 회장이 있고, 총무가 있고, 운영체계는 겉보기보다 훨씬 복잡했다.
그 안에서 누가 중심이고, 누가 결정권을 가지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훈련을 지켜보던 내게, 회장과 총무가 다가와 말을 건넸다.
그들의 말은 조금 뜻밖이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먼저 운영진에게 말씀해 주시면 저희가 의논해서 감독님께 말씀드릴게요. 중학교 진학을 생각하신다면, 감독님 말씀에는 '네'라고 대답하시면 되요. 다른 의견이 나오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으세요.”
“그리고 인사도 잘 하시고, 훈련장에도 자주 나와야 해요. 그래야 감독님이 아이를 잘 챙겨주세요.”
그들의 말투는 친절했지만, 어딘가 단단한 벽이 느껴졌다.
그 말의 진짜 의미는 명확했다.
‘감독에게 잘 보여야 한다.’
그래야 중학교 진학도, 그 이후의 길도 순탄하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으며 마음 한편이 싸하게 식었다.
야구가 단지 실력만으로 평가되지 않는 세계라면, 우리는 어떤 길 위에 서 있는 걸까?
그날 훈련장을 나서며, 나는 알 수 없는 무게를 어깨에 얹은 듯한 기분이었다.
아이가 글러브를 끼고 환하게 웃던 그날,
나는 웃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