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긴 쉼을 갖고 다시 높이 날기 위한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쉼이란 집에서 새벽까지 넷플릭스를 보고, 때로는 훌쩍 멀리 떠나 세상에게서 도망쳐보는 것.
그로 인해 지쳐있는 몸과 마음을 잠시나마 쉬게 해주는 것.
맞아요, 한 때 자기 계발에 빠져있던 저는 sns알고리즘이 온통 "이렇게 살아라" 혹은 "이렇게는 살지 마라: 하는 훈수에 관련된 콘텐츠로 도배되어 있어요.
그래서인지, 한때는 쉬는 날에, 시간이 나는데, 넷플릭스 같은 거나 보면서 시간을 낭비한다고?
그건 다가오는 투자기회를 날리는 거나 마찬가지야. 그 시간에 스펙을 쌓던가 공부를 해야지. 와 같은
나이에 맞지 않게 꼰대스러운 말을 사용하곤 했는데요,
사람은 주어진 하루 24시간 내내 열정적일 순 없더라고요.
몸도 마음도 생각도 쉬는 시간이 있어야 일을 더 능률적으로 할 수도 있는 거고요.
그래서 지금은 아주 게으르게 유튜브를 보면서 시간을 소비하고 누워있기도 하고
뭐 배달이나 해 먹는 거나 비용은 비슷한 것 같은데, 굳이 시간을 더 들여 장도보고,
레시피도 찾아보고, 요리도 해 먹고, 정리도 깔끔하게 하기도 해요.
이렇게 저는 퇴사 후 8개월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그 사이 반년이란 시간 동안 캐나다에 머무르며 일도 했거든요?
그러면 퇴사 후 긴 쉼이라고 표현하기 애매한 거 아니야? 하실 수 있지만
평생 자리 잡을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현실에서는 멀리 도망쳐온 거죠.
여행도 참 좋아했어요. 지금도 좋아하고요.
속으로는 '아 이렇게 할부로 빚을 내면서까지 가는 게 맞나?' 생각했던 이십 대 초반과 달리
상당한 돈을 소비함에도 '갈 수 있을 때 가자'라는 마음이 굉장히 크게 자리 잡혔죠.
세상엔 많은 쉼 청년이 있어요.
이 글이 닿을까 싶은 한국, 그리고 그중에서도 브런치 사용자, 또 그중에서도 팔로워가 없는 ‘나’라는 작은 사람. 한번 물어보고 싶어요. 선택해서 퇴사를 하고 쉼을 가지고 있는 '쉼 청년', 그 순간을 잘 즐기고 있나요?
과거의 저처럼 온갖 여행을 다니지만 마음 한편엔 불안함을 가지고 있나요?
혹은 즐기기도 전에 불안함에 지배당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아니면 너무 즐기느라 현실을 잊고 감당 불가한 소비습관을 얻었나요.
잘 즐긴 쉼이란, 적어도 제가 내린 정의는 '현재를 즐기되, 희망찬 미래를 그리는 것'
불안함을 잘 컨트롤해 안 좋은 미래와 바라는 미래를 정확히 인지하여 안 좋은 미래는 나한테 오지 않을 것처럼, 그 미래가 나한테 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것처럼 행동하세요.
바라는 미래는 이미 내가 가졌다고 생각하고 내가 바라는 내 모습으로 행동해 보세요.
공공장소에서만큼은 말려있는 등을 펴고 말은 성공한 사업가 혹은 커리어우먼처럼 간결하고 정확하게 해 보세요. 안 좋은 우울한 소리를 멀리하고 자신감 있는 말을 가까이해보세요.
쳐지고 울상인 표정보다 입꼬리에 힘을 주고 또렷하고 밝은 인상을 가져보세요.
부자가 아니더라도 모태 다이아수저다라고 생각하며 고자극, 고칼로리 음식을 멀리하고 건강하고 신선한 음식만을 스스로에게 대접하세요.
앞서 말한 대로 행동할 수 있게 노력해 보세요. 그런 사람에게 최악의 미래는 올 수 없어요.
그러니 희망찬 미래를 위해 다 가진 것처럼 행동하고 지금의 쉼을 더 높이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라 생각하세요. 불안과 절망에 잠식되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