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은 테라피, 플라잉 요가, 필라테스. 연속 3타임
화요일은 하루 쉬고
수요일은 필라테스와 인사이드 플로우. 연속 2타임을 운동했다.
월/수/금 오전 선생님의 필라테스와 인사이트 플로우도 내가 좋아하는 연강조합이다.
어제 필라테스는 '젠링'이란 소도구 1개를 이용해서 운동을 했다.
나에게 필라테스는 이미 좋은 운동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꾸준히 참여는 하지만 이미 좀 익숙한 운동이다.
요즘은 '인사이드 플로우'라는 운동에 대해 신선하면서 매력을 느끼고 있는 단계다.
'인사이드 플로우'는 하나의 곡에 맞추어 쉬지 않고 동작을 물 흐르듯이 연결하여하는 운동이다.
음악이 있다 보니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고, 유연성과 근력 등이 골고루 필요한 동작을 약 3분 정도(?) 쉬지 않고 수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도 덥혀지고 땀도 나는, 일종의 유산소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나는 어젯밤까지 상당히 고민이 되었었다.
목요일 오전 '발레핏 필라테스와 필라테스' 2시간 연강수업을 신청할까? 말까?
이미 이번주에 5타임이나 운동했으니 주목표량은 충분히 달성한 셈이다.
매일 연속으로 하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나이기에 목요일 운동은 당연히 거르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이게 사람 마음이, 또 은근히 욕심이 생겼다.
조금만 운동을 해도 근육이 잘 붙는 내 몸의 특성상, 2시간 연속으로 운동을 하면 바로 티가 난다.
다른 사람들은 못 알아보더라도, 50년 가까이 쭉 지켜봐 온 내 눈에는 너무나 잘 보이고 차이가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이번 주에 5시간 운동을 했으니, 7시간을 운동하면 몸에 어떤 차이가 생성될까?' 기대되고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원래 목요일 오전수업인 '발레핏 필라테스'와 '필라테스' 수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강 조합이었다.
(지금은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이번 주에 새로운 조합들을 찾아냈다는 뜻이다;;;)
발레핏 필라테스는 아마도 우리 학원에 있는 30여 개의 클래스 중 가장 신청인원이 적은 과목일 것이다.
이유는 2가지 때문일 것이다. 하나는 오전 첫 타임, 9:30분에 시작하는 수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처럼 오후시간을 더 길게 활용하고 싶은 사람들은 아침 수업이 너무 고맙고 좋지만, 우리 집 대학생 딸들의 경우는 오전 첫 타임은 절대로 신청하지 않는다. 그 시간이 절대 안 되거나 엄청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과목이 문제가 아니라 시간 때문에 신청하지 않을 거라는 뜻이다.
다른 하나는 수업의 강도가 그만큼 빡세기 때문일 것이다. 왜냐면 성인발레 수업을 만 5년 이상 꾸준히 해왔던 나조차도 첫 수업에 들어갔다가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욕을 하고 나왔던 기억이 난다. 하도 다리를 바들바들 후들후들 떨어대느라 땀이 매트 바닥으로 계속해서 후두둑후두둑 떨어져 내렸다. 또 겨드랑이로부터 팔 아래로 땀방울이 계속 투둑투둑 떨어져 내렸다. 웬만해서는 땀을 잘 안 흘리던 나였기에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고, 처음엔 내 눈과 귀를 의심했었다. 왜 사람들이 수업시간에 수건을 갖고 들어오는지 그제야 알게 되었고, 나도 쉬는 시간에 호다닥 달려 나가 수건을 챙겨 들어왔었다.
연강으로 진행된 필라테스 수업도 마찬가지였다.
어쩜 그렇게 아름다운 얼굴과 차분한 목소리로, 잔인하게(?) 수업진행을 하시는지?ㅋㅋ
보통 어떤 동작을 진행할 때, 한 세트에 12회 정도 진행을 한다. 많게는 15회 정도 진행하고 더 이상 반복을 안 하거나, 적게는 8회 정도를 어렵고 복잡하고 느린 호흡으로 진행한다.
그런데 이 선생님은 하나, 둘, 셋, 카운팅을 하는 동안에 일일이 돌아다니며 수강생들을 한 명씩 다 봐주고, 교정해 주셨다. 그러다 보니 카운팅 속도가 일정하지 않고 계속 늘어진다. 그러면서도 굳이 굳이 3세트를 다 채워서 진행하는 식이었다. 나는 정말 속으로 욕을 엄청 엄청 해댔다.
최소 마음속으로 욕을 한 3번쯤은 해야 수업이 끝나곤 했다. ㅎㅎ
하지만 그렇게 혹독하게 참아내고 나오면 몸은 확실히 달라지는 게 눈에 보이므로, 나는 욕을 하면서도 그 수업을 꼬박꼬박 참여하고는 했었다. 운동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공감하시겠지만, 집에서 홈트 할 때는 정말이지 저렇게 욕 나올 때까지 이를 악물면서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돈 내고 수업을 받으러 가는 거고 선생님이 필요한 이유다. 어쨌든 이제는 내가 익숙해진 것인지, 선생님께서도 수업에 대한 난이도를 약간은 조정을 하신 것인지 지금은 그닥 빡세지 않게 타협을 보시고 진행하시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나는 어젯밤 엄청 진지하게
'목요일 오전 연강 2시간을 더 운동할까? 말까?'를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운동을 하고 싶으면 하면 되지? 뭐가 문제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박사과정생으로서 토요일 수업발표도 준비해야 하고, 일요일 과제와 월요일 영어테스트 준비도 해야 한다. 그리고 소논문 준비도 해야 한다. 교수로서 수업준비도 해야 하고, 프리랜서 강사로서 강의준비도 해야 한다.
올해는 꼭 출간해야지, 계획만 세우고 실행을 못하고 있는 글쓰기도 많다.
이렇다 보니 모든 시간은 기회비용이고, 돈이고, 나의 생명 자원이다. 하루 24시간이라는 유한한 시간 속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은 많다. 내가 초능력자라면 좋겠지만, 난 그냥 평범한 사람이다. 결국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하기 위해서는 무리를 하게 되고, 잠을 줄이거나, 먹는 게 부실해지거나, 휴식을 못하면서 결국 내 건강 파먹기가 되기 때문이다.
혼자 머릿속으로 고민하다가, 지난주에 배운 '휴먼디자인'의 가르침대로 실험을 하기로 했다.
둘째 딸아이 방으로 달려가 엄마에게 질문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질문을 받아도 나의 반응이 여전히 헷갈렸다. 머릿속으로 이렇게까지 고민하는 걸 보면, 나는 분명히 운동을 하고 싶은 합리적인 핑계를 찾고 싶은 것인데... 의외로 내 몸의 반응은 덤덤했다.
'이상하다. 운동을 가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헷갈리는데...'
그래서 나의 또 다른 지혜를 발휘하여, 그냥 결정짓지 말고 자기로 했다.
내일 아침 8시, 알람이 울릴 것이고, 그때의 내가 원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될 것이다.
나는 내일 아침, 나의 몸의 신호를 따르기로 결정했다!
오늘밤에 결정해 놓고, 내일 아침에 후회하거나 오늘밤의 결정을 번복하는 것보다는 그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오늘밤보다 내일 아침의 나는 분명히 더욱 현명하고, 더욱 지혜롭고, 더욱 건강해질 것이므로.
내일의 나를 믿어보자!^^
다음 날 목요일 아침의 결론은, 나는 운동을 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다음에 다시 이야기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