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봄> 첫 번째 글쓰기 모임
누구보다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낸 글들
왜 지금만큼 보이지 않았을까?
그 날엔
소심인이 소모임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씁니다.
자기소개도 설명도 필요 없는. 처음을 겪은 만남은 편안하다. 더 쉽게 웃고, 감정에 한결 솔직해진다. 글도 그렇다. 전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내고 풀어써서 길어진 설명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여기서는 서로에게 "괜찮다"고만 말하기로 약속했고 신뢰했기 때문일까. 하긴 그러려고 연 모임이었고, 이를 위해 나온 사람들이었다.
첫 번째 모임에서 글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가서 각자 어떤 생각을 했을까. 멤버로 참여했던 글쓰기 모임 다음날 아침 여러 번 후회한 것처럼 전날 오갔던 말들을 곱씹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갔어요." 다들 비슷한 반응이었다. 좋았다니 되었다. 모임장으로 멤버들을 보내고 공간 정리를 한 뒤 문을 닫고 나오는 순간 안도한다. 나 또한 똑같았다. '좋았다, 그러니 됐다.' 좋았기에 그런 말을 했는지, 그러길 바라는 마음에서 주문처럼 되뇌는 말인지는 모른 채로. 서로에게 괜찮다고 말하며 정말 괜찮아지는 것처럼.
<쓰고, 봄>은 감정을 알아차리기 위함이 첫 번째 목적이었다. 왠지 모르게 불편한 감정. 무엇 때문인지 모를 원인을 찾기 위하여. 그런데 신기하게도 모두 잘 알고 있었다. 시도하지 못했을 뿐 주어지는 시간이 조금만 길면 발견할 수 있는데. 알면서도 건드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괴로우니까. 자책, 후회, 수치, 분노... 달갑지 않은 감정들은 차라리 억압하거나 외면해버리며 묻어둔다.
괜찮은 척하고 지내면 괜찮을 줄 알았지. 시간이 갈수록 켜켜이 쌓이고, 끝내 흘러넘친다. 지금이 아닐 뿐 나중에라도 일어난다. 모임에서는 괜찮지 않은 마음을 글에 담아와서 알아주고 보듬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달래면서. 나아지는 것 같지 않아도 노력하면 나아지니 옳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나선형 성장. 내 글을 보던 한 멤버가 이야기했다. 성장은 상승만을 그리지 않는댔다. 내려갔다 어느새 불쑥 올라오고 다시 내려갔다가 갑자기 상승하는 모양새로 성장한다고. 그 말을 듣자마자 스르르 녹아내렸다. 어깨에 힘을 주고 팽팽하게 잡아당겼던 고무줄을 툭 놓았다.
모임에서 좋은 감정을 드려야 한다는 강박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었던 시간. 주고 싶었는데 받기만 한 것 같다. 멤버들에게 받으면 어떠한가. 그들이 괜찮기만 하면 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