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것들

잃어버린 장난감을 찾다

by 다애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아이의 장난감을 빌려왔다. 처음 빌려왔을 때 오랜 시간 갖고 놀았던 기억이 강해 아이가 좋아하나 보다 하고 가끔 대여해오는 장난감이었다. 오랜만에 빌려왔는데 아이는 잠시 하다 말았다. 방치되어 있다가 반납일 이틀 전 정리를 했다. 장난감을 빌릴 때는 직원이 꼼꼼하게 검수를 한다. 부서진 곳은 없는지 작동이 잘 되는지 개수가 정확한지 등을 요리조리 돌려보고 세어가면서. 그때 나는 증인이 된다. 문제없는 걸 확인하고 동의하는 셈이다.





분명히 개수가 다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한 개의 장난감이 없는 거다. 잘 갖고 놀지도 않았는데 분실한 채로 반납하게 생겼네. 물어줘야 할지도 모르겠다. 외출하며 챙겨서 나간 적도 아이방 밖으로 가져 나온 적도 없어서 의아했다.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았다. 장난감을 잃어버렸어. 남편에게 말했다. 잘 찾아봤어? 집에 있겠지. 아이에게 물었다. 아이는 죄책감도 없고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짧게 비친 후 다른 장난감 놀이를 하러 떠났다.





이틀째. 일상생활하다가 생각이 나면 바닥을 훑었다. 침대 밑, 책장 아래, 드레스룸 구석구석. 없었다. 물론 냉장고 아래도 보았다. 오른쪽 볼을 바닥에 붙이고 플래시로 비추어 보았지만 역시 없었다. 두 번 정도 정리했던 장난감을 다시 꺼내 세어보았지만 같았다. 마찬가지였다. 조각 하나가 여전히 없었다. 결국 반납일을 넘기고 연체되었다.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면 되는데 무슨 오기인지 하루에 한 번씩 바닥을 훑었다. 있을 것만 같아서였다.





5일째 되던 날 포기하고 반납하기로 했다. 그러다 장난감을 담는 박스를 보았는데 선명한 엑스자가 보였다. 찾던 장난감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확인하고는 조용히 놀고 있던 아이에게 "원래부터 없었던 거였어!"하고 들뜬 목소리로 알렸다. 애초에 없던 걸 찾으니 있을 리가 만무했다. 있지도 않은 걸 (왜곡된) 기억에 의존해 찾고 있었던 것이다.





마음의 짐을 한결 덜고 - 비록 연체는 되었지만 - 어제 장난감을 반납하러 갔다. 커다란 장바구니에 박스 두 개를 담아 한 쪽 어깨에 메고 언덕을 올랐다. 위생장갑을 끼고 온 직원은 꼼꼼히 검수했다. 박스에 기재된 순서대로 개수를 세어보고 마지막 장난감을 만져보고는 "네, 다 되었습니다. 어머님"하고 웃어 보였다. 절차가 끝났다는 확인을 받고 말을 꺼냈다. 연체가 되었는데 연체일수만큼 장난감 대여가 불가능한 거죠. 직원은 안타까운 표정과 함께 그렇다고 했다. 웃으며 알겠다고 답하고 나왔다.





찜찜하지도 후련하지도 않은 텅 빈 마음으로 걸어서 커피숍에 도착했다. 아이스 카페라테를 시키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장난감을 찾던 시간과 연체된 일수는 잊은 채 아이스 커피를 들이켜 삼켰다. 있던 것도 사라진다.. 도서관에서 함께 공부하기로 약속한 지인을 만날 시각이 되어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