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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애 Jun 09. 2021

원 플러스 원

합리적 소비




오전 열한 시까지 가야 한다. 늦으면 안 된다. 바로 나갔어야 했나 보다. 10분 만에 설거지를 끝낸 것까진 좋았는데 버스를 놓쳐 택시를 탔다. 만 원을 결재하고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횡단보도 건너편에 보이는 별다방에 들어갔다. 앱을 켜보니 부족한 카드금액을 충전하기 위해 다시 카드를 긁었다. 만 원. 볼 일을 보고 쇼핑몰을 들렀다. 아이에게 며칠 전에 사주겠다고 약속한 어벤저스 티셔츠가 있겠지.





인터넷 쇼핑으로 구매해도 되지만 의류는 오프라인에서 사는 걸 좋아한다. 눈으로 보고 소재를 만져보기도 하고, 다른 매장을 둘러보고 비교해보며. 벽에 스팽글 티셔츠가 줄줄이 걸려있는 매장에 발걸음이 멈췄다. 직원은 재빠르게 다가와 말을 걸어왔다. 애기가 몇 살이에요? 일곱 살 남자애요. 좋아하는 게 있어서.. 뭔데요? 어벤저스요. 아이고 그건 예전에 다 나갔지요. 정가에도 잘 팔리는데 얼마 전에 원 플러스 원 행사 때 다 나갔어요. 마블 글자 스팽글 옷만 남았다는 말을 듣고 매장을 나왔다.





 바퀴 돌고  번째 들어갔던 매장으로 돌아와 가격이 얼마였는지 다시 물었다. 가격표에 크게 19,900원이라고 쓰여있었다. 2 원이라는 나의 말에 직원은 19,900원이라고 했다. , . 19,900원이구나 속으로 생각했다.  5 원의 가격으로 티셔츠  개를 샀다. 매장을 빠져나오며 어플을 켰다. 위아래 상하복 나시 세트가 2 원이네. 포인트 적립 번호가 등록되어있지 않대서 고객센터를 찾아 어플을 깔고 가입을 하면서 물었다. 어플로 이벤트 소식을 받아볼  있나요. 메신저에서 채널 추가를 하면 소식이 와요.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오며 생각했다. 아직 기회가 있다. 환불을 할까.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며 옷을 저렴하게 사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려고 하는데 택시비와 충전금액이 떠올랐다. 걷고 또 걷다가 정류장에 도착했다. 약속시간에 늦을 것 같다고 연락을 하고 보니 버스가 없다. 마침 좌석버스가 곧 도착한다. 멈춰 선 버스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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