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플러스 원

합리적 소비

by 다애




오전 열한 시까지 가야 한다. 늦으면 안 된다. 바로 나갔어야 했나 보다. 10분 만에 설거지를 끝낸 것까진 좋았는데 버스를 놓쳐 택시를 탔다. 만 원을 결재하고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횡단보도 건너편에 보이는 별다방에 들어갔다. 앱을 켜보니 부족한 카드금액을 충전하기 위해 다시 카드를 긁었다. 만 원. 볼 일을 보고 쇼핑몰을 들렀다. 아이에게 며칠 전에 사주겠다고 약속한 어벤저스 티셔츠가 있겠지.





인터넷 쇼핑으로 구매해도 되지만 의류는 오프라인에서 사는 걸 좋아한다. 눈으로 보고 소재를 만져보기도 하고, 다른 매장을 둘러보고 비교해보며. 벽에 스팽글 티셔츠가 줄줄이 걸려있는 매장에 발걸음이 멈췄다. 직원은 재빠르게 다가와 말을 걸어왔다. 애기가 몇 살이에요? 일곱 살 남자애요. 좋아하는 게 있어서.. 뭔데요? 어벤저스요. 아이고 그건 예전에 다 나갔지요. 정가에도 잘 팔리는데 얼마 전에 원 플러스 원 행사 때 다 나갔어요. 마블 글자 스팽글 옷만 남았다는 말을 듣고 매장을 나왔다.





한 바퀴 돌고 첫 번째 들어갔던 매장으로 돌아와 가격이 얼마였는지 다시 물었다. 가격표에 크게 19,900원이라고 쓰여있었다. 2만 원이라는 나의 말에 직원은 19,900원이라고 했다. 아, 네. 19,900원이구나 속으로 생각했다. 약 5만 원의 가격으로 티셔츠 세 개를 샀다. 매장을 빠져나오며 어플을 켰다. 위아래 상하복 나시 세트가 2만 원이네. 포인트 적립 번호가 등록되어있지 않대서 고객센터를 찾아 어플을 깔고 가입을 하면서 물었다. 어플로 이벤트 소식을 받아볼 수 있나요. 메신저에서 채널 추가를 하면 소식이 와요.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오며 생각했다. 아직 기회가 있다. 환불을 할까.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며 옷을 저렴하게 사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려고 하는데 택시비와 충전금액이 떠올랐다. 걷고 또 걷다가 정류장에 도착했다. 약속시간에 늦을 것 같다고 연락을 하고 보니 버스가 없다. 마침 좌석버스가 곧 도착한다. 멈춰 선 버스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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