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B급브리핑
Tears의 B급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영화나 책에서 보이는 영웅들은 하나 같이 힘이 셉니다. 기골이 장대하고 근육질이며, 선한 마음씨도 갖고 있습니다. 모두가 흠모하고 동경할 만한 그런 요소들 전부 말입니다.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 배트맨의 브루스 웨인, 스파이더맨의 피터 파커, 그리고 슈퍼맨의 클라크 켄트까지… 모두 각양각색의 능력을 지녔지만 다들 힘이 세다는 공통점이 있죠?
그리고 이런 영웅들이 진정한 워너비 캐릭터가 되는 진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불멸의 존재라는 이유 때문일 텐데요.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불멸의 존재이지만 몰락의 직전 문턱까지 밟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자신의 능력이 되었든, 또 그들 파트너의 도움이 되었든지 간에 위기로부터 벗어나 또다시 불멸의 존재가 됩니다.
그들은 언제나 일어서고 또다시 악행에 맞서 싸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발치서 바라보는 우리들이 안심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언제나 그렇듯 끝내는 불멸의 존재가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일 겁니다.
자. 제가 영웅들의 이야기를 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현실판 영웅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늘 알던 남성이 아닌 여성. 그보다 소녀라는 표현이 맞겠군요.
19세 소녀 고(故) 김유나 양. 그녀는 어여쁜 제주도 아가씨였고, 미국 애리조나에서 유학하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지요. 한참 꿈 많고, 열정을 비칠 나이에 떠난 영혼이기에 너무나 슬픕니다만 그 슬픔을 덮을 만큼 밀려오는 커다란 감동의 파도는 많은 이의 가슴속에서 떠날 줄을 모릅니다.
바로 유나 양 어머님의 편지입니다. (지면에 싣지는 않겠습니다.) 그리고 편지에 이은 부모님의 결정이 먹먹하게 만듭니다.
아픈 딸을 보고 계속 바라보고 있는 것이 욕심인 것 같다면서 딸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 놀라운 결심 덕에 27명의 사람들이 새 삶을 얻었지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많이 고민하셨을 것임을…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유명인의 이름을 딴 거리가 조성됐듯 오늘(1월 28일)의 키워드이기도 한 ‘유나의 거리’도 조성되길 바랍니다. 죽음에 이르러서도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기적은 오랫동안 기억되어야 합니다.
기억은 본디 시간이 흐르면 희미해져서 바람결에 먼지 날리듯 사라지지만, 그 야속한 기억을 탓하기 이전에 유나의 거리가 조성되면 그녀가 했던 놀라운 선행이 늘 살아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마 그녀가 먼 미국 땅에서 꿈꿨을 장밋빛 인생은 그 거리에 오롯이 머물러야겠죠.
현실판 영웅인 고(故) 김유나 양과 그녀의 부모님은 추측건대 배트맨이나 아이언맨, 그리고 슈퍼맨과 스파이더맨 같은 영웅처럼 악을 제압할 정도로 힘이 세거나 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유나 양이 기존의 영웅들과 공통점이 있다면 선한 일을 하고 난 뒤, 불멸의 존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영웅이 되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의 B급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