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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Apr 15. 2016

태양의 후예 이야기

다른 드라마와 다른 3가지


드라마의 감동은 며칠… 길어야 몇 주다. 사실 많이 봐줘서 몇 주지, 아무리 명작이라고 할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방영 당시의 감동은 휘발되곤 한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이하 태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다른 드라마와 차별된 점이 무엇이 있었는지 알아보자.





1. 큰 테두리가 되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지 않았다.



다른 드라마들 같으면 주제가 되는 한 사건이 발생되고,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주인공들이 동분서주한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들이 처음엔 신선하고, 해결해가는 방식이 궁금할지 몰라도 그 과정이 장기화되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태후>의 경우 이 같은 공식을 배제했다. 물론 우르크 파병으로 인해 생겨나는 이야기가 주된 주제이긴 하지만, <태후>는 시청자가 원하는 포인트를 콕 집어 자칫 지루해질 만한 타이밍이 오면, 적당히 빠져준다. 그리고 군대라는 특성을 잘 살려 스토리 전개 방식을 빠르게 잘 이어갔다는 점이 장점이랄 수 있겠다.




2. <태후>의 연애질은 달랐다.



우리나라 드라마 전체는 <로맨스>가 큰 틀이다. 아무리 새로운 소재라 해도 늘 그 안에서는 연애가 빠지지 않는다. 사실 이 부분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드라마 속 인물들의 절절한 연애가 없다면 밋밋하기도 할 것 같다. 늘 그렇듯 애절한 묘사가 주를 이룬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이 로맨스에 염증을 느끼는 걸까? ‘의미 없는 늘임’ 때문은 아닐까?



애초에 드라마에서 현실 반영을 요구하는 것이 바보 같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실제 연애는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고 해도 감정 선이 늘 똑같지도, 그렇다고 쉬 변하지도 않는다. 사람의 마음이 아무리 갈대라고 해도 재회나 주위 반대에 휘말려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또 역으로 평생 한 사람을 바라보는 일 또한 쉽지 않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드라마가 너무 많다. 드라마 속 연애가 따로 있다. 해서 납득하기 어렵다. <태후> 또한 여느 드라마와 동일하게 연애가 주재료다. 주재료일 뿐 아니라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일상의 연애와 많이 닮았다는 점이다. 물론 배경이나 동기(?)등은 글쎄, 초 비현실적일지도 모른다. 예컨대 아무리 파병 중이라고 해도 군대는 군대다. 군대가 현실적으로 연애질 하기 적당한 장소는 아니다. 그리고 플러스. 두 남자들이 너무 멋 부린다. 초 비현실이다. -_- (부러워서 그러는 거 아니다...)



어쨌든 아무리 어려워도 불가능이란 건 없는 거니까 그렇다고 치고, 높게 사고 싶은 부분은 두 커플 모두가 늘 진지하지도 않았고, 또 늘 가볍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보통의 연애가 다 그렇듯, 어느 쪽 하나 치우치지 않아서 좋았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그들이 하는 말들은 하나 같이 특이했지만 결코 생경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적절한 음악은 몰입하기에 참 좋은 장치였다.     





3. <태후>의 라스트 에피소드는 해피엔딩의 표본이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보통의 드라마 전개는 어떤 큰 틀의 사건을 종영 직전까지 끌고 가다가 라스트 에피소드에서 급하게 봉합하고 억지 해피엔딩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그간의 배우들이 애써서 선보인 캐릭터의 성격들은 단 한 순간에 사그라진다. 모두가 개과천선하고 소위 천사표가 된다. 이 같은 방향성은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태후>는 15회 에피소드에서 이미 강모연과 유시진의 재회가 이뤄졌다. 이는 누가 봐도 같은 노선을 걷고 있던 서대영과 윤명주의 재회도 예정되어 있음을 증명했고, 이제 극은 비관적 서술이 아닌 유희적 서술로 일관할 것임을 간접적으로 일러 준 셈이다. 그러니 시청자들로 하여금 편안함을 준 건 당연하다.



오랫동안 드라마를 봐 온 시청자의 입장에서 볼 때 극의 좋은 마무리란, 시청자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마무리가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고 늘 해피엔딩이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새드 엔딩이라고 해도 납득할 만한 충격이나 눈물을 안겨줘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태후>의 라스트 에피소드는 해피엔딩의 표본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에피소드 맨 마지막 부분에 모든 출연진이 조금은 코믹한 비장함(?)을 보여준 것은 자칫 유치할 수도 있는 장면이지만 삶이란 게 원래 사건 발생의 연속이라는 걸 표현한 것 같아 보기 좋았다.



어쩌다 보니 드라마 칭찬(!) 글이 됐다. 존재(存在)란, 숨을 다 하는 그 순간까지 태양 아래서 살아간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그 모든 것이 비록 힘들고 어렵고 그래서 피하고 싶을지라도 일단 숨지 않고 맞닥뜨려야 한다는 게 이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인 것 같다.



이제 드라마는 끝났지만, 앞으로도 이 교훈은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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