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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Jul 05. 2016

지난 1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많은 분들께 여러 방면으로 드리는 감사

브런치의 메인 화면 캡처



제가 브런치를 처음 만난 건, JTBC 김관 기자님의 글 때문이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기자님의 글은 굉장히 짜임새 있습니다. 더구나 세월호 관련 글은 사건을 직접 취재하셨기 때문에 당시 상황들을 간접적이지만 비교적 생생하게 브런치 글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브런치는 제게 단순히 리딩(Reading)하는 공간이었다가 나중엔 욕심이 생기게 된 공간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블로그가 아닌 타인으로 하여금 읽을 만한 글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비록 지상 최대 졸필임을 자부(?)하는 저이지만 브런치와 만남을 갖기 이전에도 계속적으로 글을 써 왔기에 단순히 두드려나 보자는 도전정신 하나 밖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한 번에 작가로 등록됐습니다. 주님께 감사했습니다. 이제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을 마음껏, 어떠한 제약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쓸 수 있단 사실이 저를 전율케 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나 TV를 보면서는 물론이고, 고즈넉한 한밤중이나 심지어 화장실에 앉아 있을 때도 브런치에 업로드할 글이 떠올랐습니다. 물론 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글이 떠오른 것치곤 그 글의 주제 폭이 얼마나 다양했는지는 알 수 없고, 글의 퀄리티가 좋았는지는 자신 있게 대답을 못 해 드리지만 다 떠나서 열정 하나만큼은 누구보다 뒤지지 않았다고 자신합니다. 그렇게 하나 둘 저의 글은 쌓여 갔고, 쌓이는 양만큼이나 제 가슴은 뿌듯해져 감을 느끼고 있었죠.



Courtesy of Unsplash


그리고 그즈음 브런치 북 출간 이벤트가 열리게 됐습니다. 그때를 회상하면, 정말 미친 사람처럼 글을 쏟아냈던 것 같습니다. 하루도 안 거르고 하나씩 많으면 두세 꼭지씩 글을 작성하면서 그야말로 ‘매드 티어스’ 모드가 발동했습니다. 물론 앞서도 말씀드렸듯 저는 필력이 좋은 사람도 아니고 다양성과도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언제나 ‘모자람보다는 풍족한 것이 좋다.’고 여기는 주의인지라 그리 했습니다.



세상엔 왜 이리도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많은지요. 정말이지 당시 경쟁률은 치열함 그 자체였습니다. 감히 말씀드리건대 이벤트에 응모할 때는 1등은 고사하고 입상조차 바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간사하다고 하는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닌가 봅니다. 막상 입상자 목록에 제 이름(닉네임)이 들어있지 않을 때 그 허탈감은 솔직히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습니다.



그것은 ‘내 글이 얼마나 대단한데 나를 안 뽑아?’하는 오만이 아닌 그간의 노력이 결실로 나타나지 않아서였습니다. 여전히 나는 노력하는데도 제 자리이고, 브런치를 들어오시는 분들도 얼마 안 될 때, 정체된 자신을 보고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네가 하는 일이 그렇지.”

                對

“그래도 열심히 했잖아.”



이런 두 가지 모양의 자아가 서로 힘겨루기를 했습니다. 한데 가감 없이 말씀드리면, 전자의 자아가 힘이 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얼마 간 글쓰기를 쉬었습니다. 물론 명분은 ‘내 영혼의 쉼’을 위함이었지만 실제는 그게 아니었던 거죠. 하지만 그 쉼도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글을 쓰지 않을 때의 해방감 같은 건 거의 없었고 왠지 나태하게만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래서 반 강제(?)로 컴백을 하고, 이전과 같이 내가 쓰고 싶던 글을 쓴다는 목표를 두고 열심히 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브런치 북 프로젝트는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응모를 했고, 결과를 기다렸지만 역시나 쓴 맛을 만나야 했습니다. 하지만 경험이 있어서일까요? 첫 번째 보단 확실히 덜 아팠습니다. 물론 그 이유가 첫 프로젝트보다 아주 약간 덜 준비한 것도 있겠지만 분명 이전에 그 경험은 좋은 자양분이 됐던 건 사실인 듯합니다.



그 날 이후로 저는 더 열심히 했고 1일 1식이 아닌, 1일 1 글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도 브런치란 플랫폼 내에서의 유명세 같은 건 없습니다. 지금도 출판하시는 분들이 부럽고, 그 이유로 대대적으로 펼쳐지는 홍보가 부럽습니다. 또한 브런치 메인을 거의 고정하다시피 장식하는 작가님들과 브런치 앱을 통해 노출되시는 모든 작가 분들이 부러운 건 제 진심입니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제 글은 오롯이 저만이 지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잊지 않았습니다. 제 글을 짓기 위한 레시피는 저만이 알고 있거든요. 



특별히, 제 브런치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꼭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부족한 작자(作者)의 글을 읽어주시고 구독해주시고 소셜 미디어를 통한 링크 공유와 댓글까지…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며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랑해 주신 덕분에 구독자가 200분이 되었습니다. 정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장애가 있습니다. 해서 몸으로 하는 일은 하기가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심은 가득해서 많은 꿈을 갖고 있지요. 물론 그 일들은 하나같이 제 상황에선 이루어지기가 힘들고 게다가 이미 나이로만 따지면 이미 은퇴가 어울립니다만 어쨌든 여러분의 사랑과 격려는 당장 하나의 꿈을 제쳐둘 정도로 큰 힘이 됩니다.



기고인으로서, 칼럼니스트로서 때로는 언급하기 부끄러운 액수로, 또한 무보수로… 여러 곳에 글을 쓰며 사는 일이 미련해 보이기도 하고, 무가치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제 주위에는 그 같은 말을 하는 이도 꽤 됩니다. 그 말을 듣고 조용히 ‘인정’을 얹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글은 독자의 것입니다. 작자가 아무리 현란한 미사여구로 글을 치장해 놓아도 독자가 없다면 다 헛일입니다. 저의 글이 비록 ‘소오름’ ‘대애애애박’은 아닐지라도, 단 한 분의 독자가 제 글을 읽고 위로를 얻고, 힘을 얻고 좋아하신다면 작자로서의 제 효용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하고요. 더 열심히 할 겁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디젤(DIESEL) 같은 사람입니다. 공기 오염의 주원인이 아니라 ㅋㅋ 천천히 가열되면서 에너지를 내뿜는 사람이죠. 디젤은 절대 짧은 시간 안에 일희일비하지 않습니다. 서서히 때를 기다릴 따름입니다. 앞으로 사는 동안 이런 마음 변치 않길 기도해 주시고, 또한 브런치 패밀리 분들도 디젤 같은 인생 되시길 기도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지인분들과 가족들께도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1년 간 저를 지켜주신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 브런치 1주년    



 




커버 이미지는 “Unsplash”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본문 이미지는 “브런치 웹 메인”을 캡처하였고, 두 번째 본문 이미지는 역시 “Unsplash”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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