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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Sep 07. 2015

거대한 인생과 맞서 처절하게 싸우기

WWE 슈퍼스타 존 시나의 트윗을 마주하며 


WWE 슈퍼스타 존 시나의 뒷모습. ⓒ WWE



Many times life will hit you hard, knock you down, and hurt you. Persevere, Never Give Up, and do your best get up and keep going #NGU (삶은 항상 나를 아프게 하고, 쓰러뜨리고, 다치게 한다. 인내하고,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일어나서 계속 전진해야 한다. #NGU)” 

- John Cena (존 시나)



WWE 슈퍼스타 존 시나의 트위터 문구다. 흔히들 WWE, 그리고 프로레슬링이라고 하면 ‘쇼’, ‘가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나는 꼭 그렇게 생각하지만은 않는다. TV 드라마나 영화의 형태처럼 각본이 존재하고, 부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선수들 간의 합의점이 있음은 인정하나 그들의 움직임은 리얼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실제로 싸우고 있고, 그 안에는 말할 수 없는 치열함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상도 입는다. 앞서 쓴 문구는 그가 버지니아 주 햄턴에서 열린 WWE 라이브 이벤트에서 상대인 케빈 오웬스와의 일전으로 인해 목 부상을 당하고 하루 뒤에 쓴 것인데 놀라운 것은 그가 부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는 사실이다. 난 이 트윗에서 그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고 동시에 감동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향성이 마음에 들어서다. 






그의 말처럼 삶은, 항상 나를 아프게 하고, 쓰러뜨리고, 다치게 한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다. 내가 많은 것을 견뎌내고 난 후 기쁜 마음으로 웃으려 하면 어느새 내 속을 비집고 들어와 틈새를 공략한다. 한 고비를 지나 쉬어갈 만하면 삶은 언제나 내게 아픔을 뿌려주었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고꾸라지게 했다. 



돌이켜 보면 나는 늘 삶의 한 토막과 치열한 혈투를 벌였었다. 어릴 적엔 싸움 자체가 두려워 겨뤄 볼 생각도 못했지만 머리가 크고 생각이란 것이 확립되었을 시기부터는 하루도 안 거르고 싸움을 자처했다. 어떤 날은 편견과, 어떤 날은 가식과, 또 어떤 날은 거짓과… 



그렇게 매일을 핏자국과 상처 가득한 모습으로 버텨왔지만 그때마다 결과는 늘 패배였다. 수많은 싸움 끝에 뒤늦게 깨달은 사실은 내가 아무리 강해진다고 해도 세상과의 승부에서는 항상 패배뿐이라는 것. 



너무 늦게 깨달았다. 조금만 더 일찍 깨달았으면 내게 주어진 상처의 양을 줄일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사실을 늦게 알았다고 해서 부끄럽진 않았다. 



왜냐하면 이기진 못해도 힘겹게나마 계속해서 일어나면 세상이라 불리는 그 녀석도 결국 나의 의지를 인정해 줄 것이라는 사실 역시 익혔기 때문이다. 물론 깨달음이 내 안에 있다고 해서 내게 들어오는 대미지를 초월할 정도의 강인함을 갖는 것은 아니다. 변한 건 하나도 없는 채로 여전히 괴롭고 아프다. 이것이 삶의 모습이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세상과의 대전에서 패배하지 않는 길은 어쩌면 때려눕히는 것이 아닌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 것. 그게 답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므로 난 오늘도 절대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일까? 오늘 따라 내 메신저에 적힌 “Never Give Up”이란 문장이 무척이나 빛나 보인다.



본문 이미지는 존 시나의 스틸 컷이며 저작권은 WWE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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