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시간에서도 인정되나 보다
한 여름밤
온기 가시지 않은
무거운 공기는
나의 잠결을 막았다
선잠에 눈 떠보니 새벽녘…
칠흑 같이 어두웠다
마치 긴 터널 같았다
덩달아 내가 바라 본 세상도 검었다
째깍째깍 시계 초침
몇 번이나 돌았을까
온 세상이 밝아졌다
더불어 내 눈도 선명하다
나의 삶도 그랬었지
너를 만나기 전 나는
밤의 그것처럼 흐렸다
다만 행복의 광채 덕에
밝은 매일을 보냈다
흐르고 흐르고 흐르고 흘러
넘쳐 때로 무의미하게 흘려보냈다
결국 난 그 벌로
널 잃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이전처럼 흐리지 않다
아마 너와 내가 지내온 걸음만은
세상의 시간에서도 인정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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