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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Sep 25. 2016

안 맞는, 안 어울리는 옷 그리고 나가수

국내 오디션 및 노래 경연 프로그램 열풍의 시초가 된 ‘나는 가수다’



개인적으로는 이 프로그램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파격적인 방식으로 센세이셔널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그리고 그 외에 더 극찬을 해야 할 점이 있다면, 대중들에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할 기회를 선사했다는 것과 실력이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빛을 보지 못한 가수들에게 새 삶을 허락했다는 것일 텐데요. 특별히 이 두 가지를 통해 ‘문화의 틀’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시즌 1이 방영되던 시절인 2011년 말과 2012년을 떠올리면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나가수로 뜨거웠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나가수 이야기를 해도 이상하지 않던 때였습니다.



아무리 베테랑 가수라고 해도 매주 혹은 2주에 한 번 자신의 스타일대로 편곡하고, 필요하다면 전부라도 바꿔가면서 새로움을 선보여야 하는 부담은 아주 크게 다가왔다고 하죠.



이렇듯 크나큰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가끔은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더 정확히 말하자면 소화해내기에 무리가 있는 곡을 부를 때도 있었습니다. 물론 그들은 프로이기에, 척박한 환경(?)이라 해도 이겨낼 만한 스킬이 있습니다.



또한 반대로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데 소위 대박을 낸 경우도 많지요.



암튼 프로라고 해도 냉엄한 평가 앞에서는 좌절할 때가 있습니다.



며칠 전, 오랜만에 당시를 뜨겁게 달궜던 음원들을 들어가며, 당시에 제가 그랬듯이 평가를 하게 됐습니다. 다만 그 모습이 참 자연스러워서 저도 놀랐습니다. 아마 우후죽순 늘어난 경연 프로그램 때문에 생긴 일종의 심사 중독 증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음악이 꺼지고, 저만의 심사를 끝마친(?) 후에는 이런 생각이 스치더군요.



‘나 역시 안 어울리고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은 아닐까?’



작년 8월부터 시작한 브런치 활동은 제게는 행운이었습니다. 브런치 북 입상 작가 분들이야 요즘에 하는 흔한 말로 후덜덜하신 분들이고, 또 아직 입상하지 못한 작가들께서도 감탄의 박수를 치게 하는 글귀들이 즐비합니다.



허나 그분들에 비하면 저는 조족지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상황에서 독자들에게 브런치처럼 요깃거리는 되면서도 가벼운 글이 뭘까 하는 고민은 지금도 이전에도 늘 동일합니다.



때로는 저만의 스타일대로, 때로는 변화하는 모습으로… 그리고 가끔은 스스로 마주하기에도 생소한 필체로 써내려 가기도 하는 것은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8개의 매거진, 215개의 글



많다면 많고, 부족하다면 한참 부족한 낙서의 자국은 어울리는 옷을 찾아내는 탐험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탐험은 언제나 고달프고 지치지만 그 피로감은 결국 다시 일어설 원동력이 됩니다. 그 피로도가 얼마가 되었든 전 멈추지 않을 것이고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새로운 도전이 주는 리스크는 무시 못 할 정도겠지만 그렇다고 발걸음을 떼지 않으면 변화는 제 손에 들어오지 않으니까요. 댓글로 공유로 라이킷으로 응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부족하지만 늘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아마추어가 프로페셔널보다 나은 점 하나는 자신의 부족함을 늘 인지하고 열심히 하는 것이다.”



늘 이런 자세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얼마 전에 썼던 글에서처럼 저는 디젤 같은 사람입니다. 아니, 솔직히 말씀드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써나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본문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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