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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Sep 12. 2015

나는 단 한 순간도 일어나지 않은 적 없다

이번 글은 내 신앙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한다. 나는 모태신앙인이다. 어릴 적부터 교회를 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고, 한 번도 내가 믿는 하늘 아버지의 존재를 의심한 적은 없다. 그렇다고 대단한 신앙인은 아니다. 이런 말하는 자체가 부끄러운데 난 사실 모태신앙인이라고 불릴 만큼의 믿음은 아닌 것 같다. 한참 멀었고 또 그렇게까지 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분을 신뢰하지만 때로 고꾸라지는 내 모습을 발견하며 드는 생각은 더욱 그렇다.


 

교회에서 나는 ‘청년부’에 소속되어 있고 어느새 먹은 건 나이뿐인지라 형과 누나보다는 동생들이 많아져서 이젠 좀 부끄러울 때도 있지만 암튼 그렇다. 주일 청년부 예배는 오프닝 예배로 찬양으로 시작한다. 그럴 때면 앞에서 인도자의 자격으로 서 있는 찬양팀의 리더가 늘 하는 말이 있다. 



“가능하신 분은 일어나서 하나님께 찬양드리면 좋겠습니다.” 



예배당의 내 자리는 늘 맨 뒤, 끝자리이다. 설 수 없는 나를 배려해 맨 뒤에는 의자도 놓지 않는다. 인도자의 권유로 모든 성도들이 일어선다. 그럼에도 그들 가운데 유독 튀는 사람이 하나 있으니 바로 나 러브오브티어스다. 보았나? 용가리 통뼈의 나. 농담이다. 



많은 인원 가운데 나 하나 일어나지 않는다고 티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설사 티가 난다 해도 왜 안 일어나느냐며 뭐라 하는 사람도 없으리라 믿는다. 그런데 나는 단 한 순간도 일어나지 않은 적 없다. 성도들 모두가 열성을 다해 찬양할 때  또한 일어났고, 그들이 발을 까딱대며 박자를 맞출 때 도 그랬고, 박수 치며 찬양할 때 도 박수 쳤다. 



내게 있어 하나님은 삶의 이유다. 신체가 부자유스럽다 하여 마음이나 정신까지 부자유한 것은 아닌 것을  그분도 아실 것이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은 겉모습보다 마음의 중심을 보신다고 했다. 그 말씀을 의지하며 매일을 산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분들 중 기독교 신자가 아닌 분들에겐 진심 어린 양해를 구하고 싶다. 다만 지금, 자신이 어딘가 부족한 것 같다고 생각 드는 분들에겐 힘이 되는 글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커버 이미지는 가나안교회” 사진 = 2011. 드림홀 대 예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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