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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Sep 24. 2015

“넌 특이한 놈이야…”

모두에게 연구대상의 존재가 되기를ㅡ 

내가 아는 형 중 한 명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넌 특이한 놈이야. 남들 같으면 자기중심으로 살기 바쁠 텐데 넌 남 먼저 챙기기 바쁘고 게다가 입은 무겁고. (엄지 척)” 



난 그 말을 듣고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왜 갑자기 구름 위로 띄워주고 그러시나?”



다시 그 형이 말을 이어갔다. 



“아니야! 적어도 내가 본 너는 남들과는 달라. 넌 연구 대상감이야 크크.”



난 정말로 한 게 없다. 그냥 날 찾아오는 형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사는 이야기를 했고, 또 들었으며 그가 힘들어할 땐 어쭙잖게 위로 몇 마디 해준 것뿐이다. 이처럼 내가 했던 행동은 굉장히 단순하며, 당연히 인간이라면 해야 할 도리만 했을 뿐이다. 정말로 그것밖엔 한 게 없다. 



그냥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고 애달프다. 같잖은 위로라도 줘야 할 것 같아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거다. 물론 나는 텔러(Teller)에 가깝지 리스너(Listener) 형은 아니다. 그러나 때론 부적합한 언어 선택으로 인해 상대를 괴롭게 하는 것보다 그저 들어주는 편이 나을 때도 있으므로 필요하다 싶을 땐 무조건 듣는다. 



연구대상이란 말이 가히 좋은 어감은 아니나 칭찬으로 받아들이며 산다. 사실 연구대상이란 말을 지금 이야기한 형에게만 들은 건 아니다. 꽤 많은 이들에게 듣고 살았다. 내가 왜 특별하고 연구대상감인가에 대한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할 수만 있다면 평생을 그런 녀석으로 남고 싶다. 내 할 도리를 하고 조금의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것이 ‘특이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의 것이라면 타인이 평생 나를 연구하며 살 수 있게 오롯이 한 길만을 걷고 싶다. 그리고 바라기는 인간적인 나의 모습을 아직 잘 모르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나의 특이함을 전파해 위로와 격려가 필요할 땐 내가 떠오를 수 있게 되기를…, 그리고 필요한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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