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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Sep 29. 2015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은 와야 한다

오늘의 힘듦을 보상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

욕조에 물을 가득 담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물이 빠지는 시간은 초고속이다. 음식이 식어버리는 시간은 빠르지만 식어버린 음식을 다시 데우려면 두 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놀이공원에서 자이로 드롭을 타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은 쾌감을 즐기는 시간보다 길게 늘어진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과 지상에서 위로 올라가는 시간의 합이 훨씬 더 길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일은 삶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이것들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모든 건 결과보다 과정이 훨씬 길다는 것이리라. 



게다가 순식간에 결정 나는 결과의 향방이 중요한 것이 아닌 사소한 것이라면 모르는데 인생을 건 도전이 실패로 돌아가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 과정이란 곧 노력이고 노력은 곧 시간 소비이다. 어떤 분야에 시간을 쏟았든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해피엔딩이 아닐 때는 마치 허송세월을 보낸 것 같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도전 자체의 의미를 두는 것이 무의미해진다. 도전이 무의미해질 땐 인생의 뿌리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에 정말로 힘들다. 



세상에 힘듦이 왜 존재해야 하며 그게 왜 나에게로 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포기하지 말라고 너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하는 위로가 귓등으로도 들리지 않는다. 그렇게 자신있으면 네가 해보든가 하는 어깃장도 놓고 싶다. 남들보다 수천 수만 배 노력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좌절감을 견뎌내기가 힘들다. 



매일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지내며 깊은 한숨이 내 오장육부를 감싸 안아도 다시 일어나야 하는 괴롬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다. 마치 생사의 기로의 놓인 독수리 한 마리가 삶의 2막을 준비하기 위해 자기 발톱을 스스로 바위 위에 부딪히고 모든 털을 다 뽑아내 이전 보다 더 좋은 것을 기대하는 것과 같이 매일을 견디며 산다.  



누군가는 내게 대단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단언컨대 대단한 인물이 아니다. 오히려 지질한 인간의 한 부류에 내가 속해있다. 내가 가진 십자가가 결코 작지는 않다. 그러므로 난 지금부터 밥을 3일간 굶고 계속 떠들어도 다 표현하기엔 모자라다. 하지만 내가 지인들에게 그리고 내 글을 보고 있는 수많은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힘을 내라고 격려하는 것은 절대로 잘 나서가 아니라 나 역시 고통에 허덕이는 한 인간에 불과하므로 내가 하는 이 말을 보시거나 듣고 약간의 위안을 삼으라는 의미이다. 꼭 한 번 이 기회를 통해 말하고 싶었다. 



욕심이 있다면 마지막 숨을 내뱉는 그 순간까지 내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위로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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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은 와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오늘의 힘듦을 보상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커버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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