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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Mar 28. 2017

약육강식… 부디 소금이 될 수 있다면

서른 번째 B급 브리핑

<일러두기>

B급브리핑 글의 형식은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님의 ‘앵커브리핑’ 형식을 참조하여 작성했으며, 더불어 이 형식을 빌려 집필하는 것을 앵커님께 허락받았음을 알립니다.



Tears의 B급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드넓은 초원에서 톰슨가젤 한 마리는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허기가 가시면 이내 물을 벌컥벌컥 들이켭니다. 한낮의 망중한을 즐기는 그 순간만큼은 자신이 드넓은 땅의 주인이 된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저 멀리서 평화를 깨트리려는 훼방꾼이 아까부터 한 곳만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훼방꾼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치타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것과 같은 흐름이 담긴 내레이션을 동물의 왕국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접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다음은 어떻게 이어질까요? 그 예상 역시 별로 어렵지 않게 유추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다림의 대명사인 치타는 톰슨가젤이 방심하고 있을 때를 고대하며 움츠렸다가 마침내 때가 되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그리고 톰슨가젤이 치타와 눈을 마주치는 그 순간 부리나케 도망치지만 이미 늦었지요. 매서운 야생의 헌터인 치타는 별다른 힘들이지 않고 화려한 발재간만을 과시하며 사냥에 성공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은 동물의 세계에선 아주 흔한 약육강식의 법칙입니다. 한데 문제가 있습니다. 소위 서열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물들은 한 치 앞을 모르는 우매한 존재라는 것이죠. 



비록 지금은 떵떵거리는 현역이라 할지라도 세월이 지나 쇠해지는 날이 오면 자신보다 더 강하고 젊은 동물에게와 심지어 생사고락을 함께한 동료에게라도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는 무서운 사실 말입니다. 아무리 강인한 존재였다고 한들 처참한 죽음 앞에서 기억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 이 같은 잣대를 감히 인간 세상에 가져와 보겠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약육강식의 흐름은 요즘 세태로 볼 때 동물들의 그것과 크게 달라 보이진 않습니다. 하나 다행스럽게도 다른 것이 있다면 인정이 있다는 것. 그리고 기억력이 있다는 것이겠죠. 



그리고 또 하나 동물과 인간의 비슷한 점이 있다면 죽음을 깊이 묵상하지 않는다는 것. 평생을 살 것처럼 아등바등 힘겹게 살아갑니다. 그 점에 있어서는 저 또한 마찬가지니까 더 이상 첨언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 세상에 태어나 때때로 죽음을 망각할 정도의 삶을 살고 있다면, 죽어서 어떤 존재로 기억되고 싶냐 보다 살아있는 지금 모두에게 어떤 존재이고 싶으냐가 먼저일 것 같은데요. 






가능하다면 소금 같은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소금은 모든 음식의 근본입니다. 아무리 멋스럽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라 할지라도 적절한 간이 그 안에 배어 있지 않으면 음식을 먹기엔 어렵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면서 저의 존재가 기쁨이 되고, 없어서는 안 될… 침묵의 공간이 저로 인해 소통의 공간으로 변하는 감칠맛 나는 그런 존재가 된다면 바랄 것이 없겠군요. 



물론 현시대가 무자비한 동물의 세계와도 같은 약육강식의 시대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저는 오늘도 기도합니다. 부디 세상의 소금이 되기를… 그 맛을 잃지 않기를…   



오늘의 B급브리핑이었습니다. 







본문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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