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바보입니다
어떻게 한 눈 한 번 팔 줄 모르는지
그저 인형처럼 자식들만 바라보고 삽니다
우리 엄마는 바보입니다
놀 줄도 모릅니다
설사 오랜만에 약속이 있어도
새끼들 끼니 걱정에 해 지기 전에 들어옵니다
우리 엄마는 바보입니다
단 한 번도 먼저 고급스러운 음식
입에 넣어본 일도 없이
다 양보하고는 먹었다고 거짓말합니다
우리 엄마는 바보입니다
다 큰 새끼 뭐 그리 예쁘다고
우리 아무개 우리 아무개 하는지
콩깍지가 씌었나 봅니다
그뿐이 아니고
작든, 크든 나잇값 못해 생긴 잘못
다 자신 몫이라며 괜찮다고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바보가 맞는데
그런데 그런 엄마를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버릇없는 필체가 곧 내 무의식의 말투인데
부끄러워서 바꿀 수조차 없습니다
평생 바보 같은
엄마의 자식으로 남고 싶어서
대가리 컸다고 권위 의식 안 부리고 싶어서
... 엄마 밥 주세요 배고파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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