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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Jul 15. 2017

페북, 인스타 그리고 집필

서른네 번째 B급 브리핑

<일러두기>

B급브리핑 글의 형식은 JTBC 뉴스룸 손석희 앵커님의 ‘앵커브리핑’ 형식을 참조하여 작성했으며, 더불어 이 형식을 빌려 집필하는 것을 앵커님께 허락받았음을 알립니다.



Tears의 B급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가정에서는 무선전화, 거리에선 공중전화를 쉽게 찾을 수 있던 과거에는 속칭 ‘삐삐’라고 불렸던 호출기와 무전기보다도 더 큰 휴대전화가 신기하고 멋져 보였습니다. 당시에 이것들은 부의 상징이었고 동시에 앞서 가는 사람임을 증명하는 척도였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새로운 세기와 함께 2차 밀레니엄을 맞은 세대는 휴대전화의 간편함을 보편적으로 느끼게 됐습니다. 삐삐는 더 이상 진보가 아닌 진부한 옛 유물로 전락한 첨단의 시대.



그리고 현재



곧 있으면 2차 밀레니엄의 시작으로부터 20년이 흐른 그 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른바 스마트한 세상을 맛보고 있는 우리의 삶, 그 중심에는 소셜 미디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같은 여러 서비스들은 사람들을 관계 속으로 물들게 합니다. 그런데 모두가 아는 것처럼 비록 태생은 그러했을 지라도, 그러니까 순수한 목적으로 관계를 넓히고, 기존의 관계를 더 공고히 하는 용도였을지라도 과연 현재 소셜 미디어의 흐름 역시 그럴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남들이 보니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비싼 음식점에 직접 찾아가서 혹은 집에서라도… 요동치는 허기도 참아가며 인증샷을 찍고, 부러워할 만한 풍경을 찾아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평소 갖고 싶던 워너비 아이템을 구매해서 자랑하는… 



이쯤 되면 소셜 미디어의 짝퉁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가 아닌 자랑망 서비스가 된 것은 아닐까?



아… 물론 이런 문화의 현상을 꼬집어 비난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저도 여건만 허락한다면 자랑삼아 올리고 싶은 맘이 있으니까요. 



저 역시 SNS를 하긴 합니다만 남들 다 부러워할 만한 것들을 올리는 대신 제가 쓰는 글의 링크를 올리는 등 생각을 담는 소통의 창구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저야 말로 장애 때문에 도태될 수 있는 관계의 망을 촘촘히 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셈입니다. 일종의 어필? 아니 홍보수단인 것이죠.  



달필도 되지 못하고 워너비 아이템 따위도 없는 제 페북과 인스타는 정말 썰렁합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스스로 질책도 해보지만 한편, 우리가 언제 남들에게 어필해야 되는 삶을 살았던가 하는 자괴감이 드는 것도 솔직한 마음입니다.



과거에도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했던 어필은 존재했지만 그 어쩔 수 없음만 제외하고는 어필과 여러 가지 ‘척’들은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엔터테이너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던가. 



이 글을 기획하고 써내려 가며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글쟁이로서 유명해지고자 하는 것만 노렸을 뿐, 진심으로 많은 정성과 열정은 어디로 갔을까 하고 말입니다. 



저는 다시 희망하고 다짐합니다. 늘 최선을 다해 공감할 만한 글을 쓰되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는 저만의 길을 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옛날 3여 초의 알림 소리를 듣고도 근처에 전화가 없으면 연락을 못했던 답답함이 있긴 했지만, 허리춤에 차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당당하고 자랑스럽기까지 했던 삐삐의 시대를 살았듯, 오늘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주목할 만한 사진 한 장 없이도 기죽지 않았으면 하는 맘을 가득 담은 



오늘의 B급브리핑이었습니다.   






본문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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