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이뤄질 수 없기에
직접 해본 적은 없지만
만약… 가능했다면
당신과 함께하고 싶었던 일들의
목록들을 하나하나 세세히 적어놓고
1번부터 끝 번호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실천했을 겁니다
사실, 그것들을 여기에 적는다는 건
바보 같은 일이라 하지 않겠습니다
그 모두는 하나 같이
먼지처럼
가벼운 것이기에
함구하려 합니다
생각해 보면
그렇게나 가벼운 것들은
굳이 당신이 아니라
누구와도 할 수 있으니
크게 문제는 없어요
다만
그 행동들의 의미는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흐르겠죠
당신을 만난 그 시간들은
내겐 그 어떤 것보다
큰 가치였고, 재산이었고
꿈이었으며, 공부였으니
내 맘 속에 담긴
위시리스트를 핑계 삼아
이제껏 해왔던 그 경험들보다도
더 오래, 더 깊이, 더 많이
함께하려 했을 텐데
당신이 없네요
공간을 뛰어넘어서도
시대를 뛰어넘어서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잡힐만한 그곳에 있음에도
당신과 함께할 수 없는
나…
누군가는
정말 그리운 사람을 만날 수 없을 땐
마음으로 보면 된다는데
수단과 방법을 전부 동원해도
그리움이 사그라지지 않을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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