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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Sep 17. 2015

다독거릴 수 있는 마음

힘들어하는 청춘들에게 미안해하며


https://www.facebook.com/snackvideo/videos/vb.1562745313990674/1594075127524359/?type=2&theater



처음 이 영상을 접한 것은 2달 전이었다. 영상 내용은 수능을 100일 앞둔 고3 학생이, 눈물을 머금은 채 낯선 사람에게 “정말 힘들어서 그런데 안아 주시면 안 돼요?”라고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실험 카메라였다. 



학생의 부탁을 들은 시민들은 처음엔 좀 당혹해하면서도 결국 학생에게 자신의 어깨를 빌려주었다. 마치 친 언니처럼, 그리고 친 엄마처럼 함께 슬퍼하고, 독려해 주었다. 난 이 동영상을 마주한 후,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영상에 나온 모든 분들의 마음이 가슴 깊숙이 배어들어서…



그간, 인터넷 상에서는 흔히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의 인성’이란 타이틀을 단 갖가지 영상들을 볼 수 있었다. 예컨대 장애인을 편견 없이 대한다든가, 길거리 노숙자분들에게 자신의 옷가지를 벗어 손수 건넨다든가 하는 훈훈한 광경들을 담은 영상들. 그것들을 보면서 늘 부러워만 해야 했던 시간들이 이 영상 덕분에 다시 생각났다. 그리고 아무리 우리나라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졌다 한들 ‘아직은 우리나라에도 희망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훈훈함을 만끽할 새도 없이 내 뇌리를 스친 생각은, 다름 아닌 학생의 입장이었다. 고3의 압박- 대학은 나와야 사람 구실 한다는 강요 아닌 강요가, 또 사실 그래야만 하는 현실의 벽이. 오늘의 푸르른 청춘을 얼마나 억눌렀는가?… 너희들에겐 젊음이 있다고 하면서 한편으론 자유를 억압하고, 환한 미소를 막은 건 아닌지. 



이 땅의 사회구조, 즉 경쟁을 심화시키고, 변화에 따라오지 못하면 가차 없이 던져지는 사회 풍토는 어쩌면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괜한 피해를 우리 아이들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됐다. 물론 나 역시 미성숙한, 그저 이제 겨우 어른 흉내 내는 위치에 있는 사람에 불과 하지만, 어른들이 잘못 끼운 단추를 대신 끼우느라 정신없는 청춘에게 그 누가 눈물을 닦아 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 것이다.



영상에서처럼, 우리 사회는 아직도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을 위로할 줄 아는 넓은 가슴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지금 현재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혼자 고군분투하다 힘없이 우는 이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들에게, 언젠가는 ‘누군가가 손 뻗어 주겠거니’ 하고 먼발치에 있기보다 나부터 그들을 위한 위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꿈은 거창하고 현실은 남루하기에 모순(矛盾)처럼 보일 수 있으나 위로자의 마음과 역할이라는 것이, 반드시 물질을 건네고 보상을 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진정으로 상대의 마음을 보듬으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그런 마음을 가진 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실험 카메라이기 때문에 모든 상황이 가정일 수도 있겠으나 그래도 이 영상을 통해서, ‘내가 받고 느낀 사랑을 타인에게 나눠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살아야겠구나.’하는 결심을 하게 되어 고마운 시간이었다.



커버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본문 링크의 출처는 “몬캐스트 스낵비디오 페이스북 페이지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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