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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Feb 01. 2018

관심의 두 갈래



평창 올림픽 개최가 오늘로 8일 남은 가운데 스포츠 마니아들에게는 하루하루 가는 시간이 더디게만 느껴지는 요즘이다. 매달의 개수보다 선수들의 활약이 더 많이 기대된다. 이런 기대에 불을 지피는 축제 같은 시간을 며칠 전까지 가졌었다. 바로 멜버른에서 열린 오스트레일리아 오픈 테니스 대회다.



그야말로 명불허전. 황제 페더러는 묘기에 가까운 플레이를 선보이며 스무 번의 메이저 대회 석권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의 우승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22살의 청년 정현의 존재다. 테니스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메이저 대회 4강은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테니스에 아예 관심이 없던 국민들도 관심을 갖게 됐다. 



세상은 지금 한 청년의 존재 자체로 붐이 일고 있다. 테니스 실력은 물론이요. 그의 언변과 세리머니 그리고 그의 투혼을 짐작케 하는 부상당한 발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이 관심의 대상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이 정도의 성적을 내줘서 그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리고 꼭 그의 플레이 때문만이 아니라 그저 득점 방식을 아는 정도에만 그치지 않고 지금보다 더 지식을 넓히고 더불어 테니스 종목 자체의 지속적인 관심을 둘 것을 약속한다. 



그런데 하나 아쉬운 것은 특히나 언론이 보도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인 테니스 불모지라는 표현이다. 물론 나 역시 그 표현을 쓰긴 했지만, 왜 언론에서 그런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관심을 쏟지 않았는가 하는 측면 때문에 그렇다. 국민들이야 삶에 찌들어 해당 분야까지 관심을 할애할 여력이 없었다고 해도 업계에서는 진즉 관심을 기울여야 했다. 김연아 선수나 손연재 선수가 국민적 관심을 받을 때에도 인터뷰를 보면 처우 개선이나 혹은 관심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세상은 왜 스타가 되고 나서야 그 존재를 알아보는 것일까? 스타가 되는 조건입상이나 명성이 아니라 입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행하고 포기하지 않는 그 과정인데 어째서 그 우매한 과정을 늘 반복하는 걸까.

 




그리고 여기, 또 다른 종류의 관심을 말해보고자 한다. 록의 자존심 넥스트의 리더 고(故) 신해철 씨는 무한궤도라는 이름으로 처음 자신을 알렸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사운드로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킨 그는, 후에 솔로 활동 가운데서도 두각을 나타냈으며, 그의 전성기이자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지 모를 록 밴드 넥스트 시절에는 특히 그만이 할 수 있고, 그만이 생각해 낼 법한 멜로디와 가사를 통해서 많은 명곡을 배출해 냈다. 



조금은 자극적이고 날카로울 수도 있는 그의 노래들을 통해서 대중들은 많은 교훈을 얻었고, 심지어는 노래가 아닌 토론을 통해서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소위 당시 탑이라고 불리던 가수들보다는 뒷전이었고, 언제부턴가 그는 무대 위에서보다 토론장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는 분명 더 많은 말과 행동, 그보다는 본업인 노래로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에게 닥친 ‘의료사고’는 대중들로 하여금 그의 모습과 목소리를 더 이상 접할 수 없게 했다. 



그래서일까. 활동 당시보다도 더 활발하게 퍼지는 그의 노래는 더더욱 모두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그가 세상에 남긴 많은 명곡 중 하나인, 민물장어의 꿈을 듣고 있으면, 가수 신해철이 아닌 인간 신해철이 느껴야 했을 고뇌가 묻어나 있다. 그 노래에 담긴 메시지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갖게 하는 것은 개인이 아닌 모두의 마음을 보듬기 때문은 아닐까. 



이쯤에서 다시 생각나는 하나의 의문. 



혈기 왕성한 청년, 별의 반열에 막 오른 이와 이곳에서 찬란히 빛나다 진정한 의미로의 별이 된 이에게 할애되는 관심. 두 가지의 관심은 분명 성격이 다르지만… 어째서, 세상은 별이 돼야 관심이 시작되는가. 



애초 모든 사람은 굳이 높은 곳에 오르지 않아도 소중한 존재인데 말이다.        




본문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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