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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Mar 16. 2018

로먼에 대한 생각… 그리고 에지에게

프로레슬링 칼럼 ⑭



로먼 레인즈.



그는 사모안 레슬러로서의 명맥을 이을 인물이며 이전의 선대들이 그러했듯이 WWE 링을 책임져야 할 인물이다. 허나 그가 현세대와 차세대를 아우르는 인물이 맞는가에 대해선 데뷔 초기 악역 스테이블이었던 쉴드 (The Shield)의 파워를 담당했던 당시 시절을 제외하곤 줄곧 의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첫째, 마이크워크.

둘째, 기술력과 장악력.

셋째, 파워하우스의 면모.



모든 것이 부족하다. 마이크워크의 경우 쉴드 초기에는 흠을 잡기는 어려웠다. 팀의 리더였던 딘 앰브로즈가 언제나 광기 어린 듯한, 그리고 도전적인 말투로 이목을 끌고 세스 롤린스 역시 도발적 언행과 놀라운 경기력으로 좌중을 압도했다. 그 가운데 트리플 파워밤의 미들 포지션을 언제나 차지했던 로먼은 굳이 많은 말보다는 액션으로 시선을 끌었다. 사람들은 쉴드라 불리는 세 사람의 조화로움에 환호했으며, WWE 역사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스테이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이 팀이 솔로 활동으로 인해 와해됐을 때 아쉬워했었다.



그러나 세 사람이 뿜어낸 시너지가 워낙 강력했으므로 자연스레 로먼의 개인 활동도 기대됐던 상황.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딘과 세스 두 사람은 감히 ‘날아다닌다’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로먼은 실망스러웠다. 물론 세 사람 모두 강한 푸시를 받았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로먼과 다른 두 멤버들의 차이는 강한 푸시에도 불구하고 발전이 없었다는 것.



심지어 메인 이벤터로서 할애된 시간은 훨씬 김에도 그랬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인상적인 멘트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굳이 찾자면 언더테이커와의 대립 당시와 직후에 자주 언급했던 “This Is My Yard.” 정도일까? 친지 간으로 잘 알려진 더 락의 현란한 말 주변과 인상 깊은 스티브 오스틴의 스킬을 두고 비교하기에는 실망스럽다.



폴 헤이먼 같은 탁월성과 존 시나 같은 들었다 놨다 하는 요물 같은(^^) 상황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언어란 본디 개개인의 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와 절대 비교하며 동일선상에 놓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당장 필자 본인만 생각해도 말 주변과는 거리가 있으니까. 그러나 문제는 납득이 갈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 기술력과 장악력 측면의 경우에도 사실 앞서 언급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레슬링의 경우 단순한 겨루기가 아닌 드라마적 요소가 가미돼 있다. 다시 말하면 둘, 혹은 그 이상의 인원이 모여 합을 이루는 일종의 예술 스포츠인 셈이다. 왜 배우끼리 대본 연습하지 않는가.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시나리오는 작가와 연출자에 의해 정해져 있지만 그 재료를 통해서 얼마나 맛깔나게 담아내느냐는 배우의 몫이다. 로먼은 그 역량이 부족하다. 신인이라면 신인이기에 이해하지만, 연차가 오래된 배우가 소싯적 버릇을 고치지 못하면 결국 대중은 외면한다. 물론 언더테이커와 랜디 오튼, 존 시나 같은 베테랑 액터에 비해 그의 경력이 부족한 것도 맞고, 급진적인 메인 이벤터로서의 신분 상승(?)의 탓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그를 감싸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한껏 멋을 내다 갑작스레 얻어맞고, 얻어맞다가 웬일인지 모를 연유로 회복하여 사모안 드랍을 하고 링 포스트로 몰아넣어 10번의 크로스라인을 하고, 수퍼맨 펀치를 날리고 표호 후에 연신 고개를 흔들며 준비자세. 그다음 스피어… 커버 원, 투, 쓰리! 이 패턴이다.



물론 모든 레슬러들의 시그니처 무브와 피니시 무브는 존재한다. 그리고 장시간 경기가 지속될수록 누구랄 것도 없이 자신만의 기술이 자주 노출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그 점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로먼뿐 아니라 다른 퍼포머들 역시 한 경기에서 구사 가능한 기술의 가짓수는 정해져 있다. 대 스타인 오스틴이나 락의 경우도 그렇다.



다만 로먼의 문제는 선수를 패배시키긴 하지만 고통스럽게 즉,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일 만한 정도의 공격이 없다. 무언가 공격을 하는데 임팩트가 약하고, 그 임팩트 약한 공격에 그와 마주한 레전드급 혹은 A급 선수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다. 특별히 작년 레슬매니아 경기는 정말 떠올리기 싫다. 추가로 탑 로프를 이용하는 등의 변수는 찾아보기가 힘드니 다른 선수와 비교되는 건 자명한 일.



누군가는 WWE를 두고 ‘가짜’라며 조롱했다지만, 실은 리얼리티가 곳곳에 심긴 듯한 웰메이드 드라마를 보고 싶은 마음인데 로먼은 그 몰입감을 방해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파워하우스의 면모가 보이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와 더불어 기술 하나하나를 실행하는데 참으로 힘들어 보인다는 점.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필자는 프로레슬링의 오랜 팬이지만, 그 오랜 세월만큼 레슬링을 바라보는 시각은 타인보다 떨어지는 것 같다. 또 현업에 종사하지 않으니, 이런 맹목적 비판은 어쩌면 우습게 보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얼마 전에는 과거 많은 이들의 맘을 훔쳤던 ‘성인등급 수퍼스타’ 에지가 그의 경기력 논란에 대해 몇 마디 얹었다는데 그의 말처럼 로먼의 가능성 소위 포텐셜은 넘칠지 모르지만 그 이전에 ‘보이는 레슬링’을 잘 해야 한다는 점.



다시 말해 팬을 위한 산업이라면, 굳이 레슬러 동료나 또 그 분야에 종사해야만 보이는 잘하는 레슬링이 아닌 전문가 뺨치는 팬들과 더불어 레슬링을 모르는 사람도 인정하는 레슬링을 할 순 없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그러므로 에지의 의견에 동의하기는 힘들다.



All Image Courtesy of © WWE. All Rights Reserved.



 이 글은 PgR21.com, Wmania.net 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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