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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May 12. 2018

필요 없는 인연이란 게 있는가

나의 페이스북 낙서 ③



3년 전 오늘, 페이스북에 작성한 글



본적으로 난, 인연은 다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적게 만났건 많이 만났건, 나이 차이가 적건 많건, 교류가 많건 적건 다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수많은 사람들 수많은 시간과 장소 속에 하필이면 그때 나와 그대가 만났으니 대단한 일 아닌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이 있긴 하지만 사실 그 말은 억지에 불과하고, 인연은 옷 스쳤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런 생각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내게 있어 인연은 소중하다. 그러나 33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 남들 같으면 사회생활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친구 중에는 어느새 초등학생이 된 딸을 둔 애비도 있다. 그런데 그런 나이에 어쩌면 나한테는 인맥이 곧 생명인데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과 나는 교류가 있나?



1년이 다 가도 교류가 없는 이들, 찾아오지 않는 이들이 내게 무슨 도움이 되려나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보통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 사회에서 안정이 되면 관련된 인맥만 관리하기에도 벅찬데 아무리 생(生)의 일정이 다르다 하여 이 사람 저 사람 교류가 없는 이들을 유지해도 되나 하는 생각



런데 그런 생각으로 인맥을 커트시키면 내 삶의 과연 인연이 남아날까? 아마 거의 없을 듯싶다. 이건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리라. 다른 이들은 수없는 연결고리로 또 다른 인맥이 쌓이지만 그것이 꼭 잦은 교류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몇 년 내내 연락이 없는 이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러나 나의 경우, 같은 듯하면서도 다르다. 오프라인 교류의 경우에는 내가 일방적으로 맞이해야 하는 경우만 있다. 내 사고(思考) 능력, 소통능력은 꺼릴 것이 없으나 기타 심부름 및 화장실 문제 등이 걸리는 요소인데 사실 이것 때문에 날 못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이는 남녀 모두 동일하다. 그리고 나와 온라인 교류마저도 전무한 이들은 나의 겉만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래서 마주 대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내가 아무리 두 팔 벌려 오픈 마인드를 한다 하더라도 결국 그들의 몫이다. 내가 끈질기게 만나자고 하면 여태 만나지 않았던 그들이라 할지라도 만나는 줄 것이다. 하지만 익숙지 않은 그들을 만나려면 내가 ‘익숙한’ 타인과 함께 만나야 한다. 난 결국 그렇게라도 만나게 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되지만 동행인은 뭔가.



리고 반대로 동행인의 시간이 나지 않을 때 취소되는 스케줄이 있다면, 부탁을 받았던 동행인의 마음은 어떨 것이고, 또 나와 만나고자 했던 상대는 어떻게 해야 옳은가. 결국 내가 잦은 만남을 가지려면, ‘누구나 나를 거리낌 없이 대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이 같은 고민을 진짜 똑같이 파고든 녀석이 있다. 정말 오래간만에 만난 친구인데 이런 이야길 하더라.



“우리도 이제 30줄이고 그런데 이제 인맥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거 아냐. 너도 새로운 사람, 좋은 사람 만나야지. 1년이 지나도 교류가 없는 사람 많은데 아는 사람 많기만 하면 뭐하냐. 교류가 없는데.”



내가 덧붙였다.



“얘가 또 뭐래. 야. 너도 알잖아. 나 사람 만나는 거 힘든 거. 사람이 관계가 쌍방이지, 일방적으로 하는 거 아니잖아. 그리고 요즘 사람들이 힘든 사람 챙길 여유나 있냐. 다들 본인 살기 바쁘지. 그리고 내가 인맥 만든 거 먼저는 하나님의 도우심이지만 입으로도 많이 노력했다. (웃음) 너도 알다시피 사람들은 내가 아무리 깝죽대며 편안히 대해도 본인이 싫으면 그만이야. 아는 사람 조금 많은 거 같고 뭘 거르냐. 알곡이 많아야 가라지를 거르지. 표현이 이상할진 모르겠는데 나중에 그 사람들이 내 인생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알고 버려?”



“음. 알았다. 네 알아서 해. 다만 관계 재정립은 언젠간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말해 본 거야.”



“알았어. 고맙다.”



그런데 가만있자… 너 이 놈 시키, 내 맘에 들어갔다 나왔니? ㅋㅋㅋ




본문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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