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야, 아닐 거야
본받고 싶은 형님이 계셨다
올곧은 품성에 어진 마음,
남자다운 외모에
신앙심도 깊으셨던 분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그분 앞에서는 늘
가식 몇 스푼을 넣었다
점잖은 말씨와
정제된 행동
그것이 나의 개성을
누그러뜨릴 만큼은 아니었으나
필시, 형님으로 하여금
오해의 불씨… 피우게 해 드린 건 맞았다
인생사, 누구나 다 그런 거라고
안 그런 이 어디 있겠느냐고
위로받고, 또 위로해보지만
결코 위안이 될 수 없음은
사랑의 자욱 때문이다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내보이고
가식 없이
상대를 용납하는 게 사랑이라고
그렇게 배웠건만
정작, 꾸미기에 바빴고
가식 한 가득… 척 하기에 열중했다
네가 흩날릴 때, 다가가지 못해
멀어져, 놓쳐 버렸고
네가 머무를 때, 함께하지 못해
스르륵, 타 버렸다
같은 세계와 같은 날
같은 하늘과 같은 숨결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야 하지만
깊은 마음의 한 길 속
갈라져 피어오르는 이 헛헛함은
무엇 때문일까
아니야. 아닐 거야.
네가 있던, 너로 가득했던…
그때, 그날, 그 시간
오늘이
밸런타인데이라서가 아닐 거야…
February 14th,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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