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산을 오른다
어릴 적에 꿈을 꿨다
키 크는 꿈이란다
어른들 말씀에 안도했지만
무서운 건 가시지 않았다
어느새 굵어진 머리
다시 꿈을 꿨다
커다란 꿈의 중심에 서 있어도
어지간한 어깃장은 나를
궁지로 몰지 못했다
다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픔과 슬픔, 눈물과 죽음을 목도할 땐
어느새 굵어져 버린 머리와는 별개로
시리고 아프고, 송구하고 또 끔찍했다
그리고
이제 난… 가끔 꿈을 꾼다
애쓰고 애써도 결국 당도하지 못할
그곳으로 아랑곳 않고 오른다
너라는 산을 오른다
별처럼 빛나는 네 미소
그 황홀함에 흠뻑 빠져
완성된 빛과 재회하려는
그릇된 욕심에 반복한다
오롯이 네 온기를 느끼고
오롯이 네 두 눈을 응시하고픈
작은 바람의 끝은 마치 꾸지람이라도 하듯
산의 중턱에서 저 아래로 떨어지는 것
분명 키 크는 것도 아닌데…
현실도 아닌데…
단지 꿈일 뿐인데… 그럴 때면 애석하게도,
지난날보다 더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March 24th,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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