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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Jun 27. 2020

근황 이야기Ⅱ

Photo by iXimus on Pixabay




네버 엔딩 코로나19

많은 이들이 5월이나 6월 즈음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맘속으로는 그 이전이면 더 좋다고 여겼으나 낙관적인 예측은 하지 않았다. 합리적인 데이터에 의한 추론 같은 건 아니었지만 의학적 전문 소견이 없는 내가 봐도 그간 코로나19가 보여준 모습은 절대 날씨나 어떤 환경에 의해 변할 바이러스가 아닌 듯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부분이 그랬듯 이번에도 내 예상이 꽝이 되길 바랐는데 야속하게도 너무 잘 맞는다. 어차피 초장기 대응 프로젝트가 되어 버린 이 질병 앞에서 이젠 오기가 생긴다. “그래, 난 머문다. 네 놈이 언제까지 버티는지 보자.” 하고 이를 악문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현실은 다부지게 앙하고 이를 물면 물수록 내 이만 상할 뿐, 아무 득이 없다. 보이지도 않고 형태 또한 없을 법한 바이러스 앞에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인류를 위해 모두가 기도해야 할 때이다. 더 많이 더 오래 코로나19가 작금의 지구촌에서 하루속히 떠나기를 간절히 기도드려 보련다.



솔직히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지 못한다는 것과, 나머지 다른 하나는 현장 예배를 못 드린다는 점이다. 참으로 지난하지만 이왕 이렇게 된 바 반드시 치러야 할 과정이기에 견딘다. 더불어 이런 내 마음밭이 어떤지 주님께선 알고 계실 것이기에 그분을 붙잡고 소망을 갖는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드리는 예배의 진정성을 아시는 주님께서 “잘했다.” 칭찬해주실 것이기에 웃고, 다시 만났을 때 눈가가 촉촉해질 수밖에 없는 나의 최고의 사람들을 생각하면 가슴 안에서 환희가 찬다. 모두에게 부디 부탁드리건대, 끝날 때까지! 그리고 이겨낼 때까지 방심치 않음으로 말미암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시고, 자기 관리에 힘써 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이 글을 곧 만나게 될 가까운 지인들이시여! 힘들구나 하고 지레 생각해서 오시지들 말고, 더욱 극적으로 만납시다. 그리고 그 날, 우리 모두 기쁨의 환호성을 지릅시다. OK?! :)



Photo by Charles Deluvio on Unsplash



잘 지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라는 무거운 이야기로 글의 문을 열었지만 잘 지내고 있다. 절망하지 않고 웃으면서 말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절망이 밀려와도 그보다 더 큰, ‘숨결’이란 파도에 씻어 보낸다. 원래 살아있음이란 게, 마법 같은 이상한 힘을 주어서 어떤 부정적인 것이라 해도 쓸어버릴 수 있지 않나. 요 근래 느낀 몇 가지의 ‘부정적인 것들’ 중 하나를 나누고자 한다.



고백하건대 내 장애를 두고서 사회에 나가서는 아쉬운 소릴 한 적이 많지 않다. 만일 했다고 해도, 가장 가까운 지인들이나 혹은 그보다 더 가까운 가족에게 했을까. 어디 가서 훈장처럼 떳떳이 소개할 재목도 되지 않고, 또 그만큼 자랑스럽지도 않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제대로 된 토로 한 번 해 본 적 없다. 그래서일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 삶에 대해… 즉, 필수적으로 장애와 벗 삼을 수밖에 없는 일상을 얼마나 솔직하게 아파하고, 연민을 가졌던가. 자유롭지 못한 신체로 인한 상처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상처를 드러내고서 온 동네에 소문낼 필요도 없지만, 적어도 당연한 것을 도리어 감추고 의연한 척할 필요가 있을까. 매일의 일상은 우리에게 덧나지 말라고 연고를 선물하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잔류하게 되는 흉터에게까지 꾸지람할 필요는 없다는 것. 인정할 건 인정해야 털어내기도 훨씬 수월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그리 되기까지 많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고, 소량의 삼켜내는 눈물 역시 필요했다. ( 일환으로 얼마 뒤에 올릴 글에는 장애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담을 예정이다.) 고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웃을 수 있는 것은, 슬픔의 강을 슬기롭게 건너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지 슬픔이 삶 속에서 전무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런 사람이 존재하지도 않겠으나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 혹여라도 있다면, 미안하지만 그 자는 가짜다. 느리고 둔감하지만 강렬한 공부를 한 나에게 토닥토닥. 더불어 그런 깨달음 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어쨌든 마음은 이랬고, 몸 같은 경우에는 요즘 자주 체한다. 다만 체하는 것만 빼고 전부 괜찮다.



Photo by Nikita Kachanovsky on Unsplash



It's Free Game Time

요즘 같이, 사람 간의 교류가 없었을 때가 없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있다.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이전에도 이야기한 기억이 나는데 평소 집필의 시간을 제하면 남는 여가 시간은 게임을 즐긴다. 한때는 프로게이머란 멋진 직업을 감히꿈꿔봤을 정도로, 프로페셔널한 마인드를 가졌던 작자다!! ^^ 어쨌든, 이다지도 게임을 좋아하는 내가 플레이하는 게임의 종류는 몇 개 되는데, 그중에서 수퍼 메가 베이스볼이란 게임이 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야구를 소재로 한 게임으로 MLB와 같은 정식 라이선스를 받지도 않고, 리얼리즘을 추구하지도 않으며, 캐주얼한 인디 게임일 뿐이지만 재미 면에서는 여느 게임보다도 뛰어나다. 내가 이 게임을 처음 알게 된 건 전작인 수퍼 메가 베이스볼 2’ 시절부터이며 이 게임은 친구 로빈이 선물해준 소중한 게임이다. 사정이 있어 타인과 대전하는 멀티플레이 모드를 플레이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매력에 매료되어 있었는데, 후속작인 3편의 출시를 앞둔 몇 달 전, 유튜브를 통해 티저 영상을 보게 됐을 때는 구매 욕구가 샘솟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해당 게임의 개발사와 스포츠 게임만을 전문으로 리뷰하는 모 게임 사이트가 주최하는 트위터 댓글 이벤트가 열렸다. 상품은 당시 기준으로 갓 출시한 수퍼 메가 베이스볼 3’였다. 달러 기준으로는 44.99 달러였고, 한화로는 4만 6천 원이었다. 설마 하는 마음이 지배적이었지만, 어려운 조건도 아니었고, 그쪽에서 원하는 형식에 맞춰 이벤트 트윗에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결과는 어땠을까. 당당히 당첨! ㅎㅎ



실은 이벤트가 있기 한참 전인, 그러니까 3편의 출시가 되기 한참 전부터, 전작인 2편을 제작해줘서 고맙다고 개발사의 소셜 미디어 계정으로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 편지를 공개한다. 원문은 영어이지만, 영알못이라 부끄러우므로 한글로 남긴다.



슈퍼 메가 베이스볼을 개발하는 메탈헤드팀 분들께.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Rocky이고,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트위터로 이것저것 여쭤봐서 여러분을 귀찮게 하는 사람입니다. ㅋㅋㅋ 저는 태어난 후부터 뇌성마비와 싸우고 있습니다. (주 : 평소 내 원칙과 달리 어필이 필요했다^^) 왼손은 전혀 쓰지 못하고, 오른손으로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그마저도 제한이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포기할 수 없어 여러 게임을 해왔습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사의 많은 게임들과, 근래의 피파 시리즈, WWE 게임들, 그리고 오래전에 출시됐던 MLB 야구 게임들 등입니다. 비록 현실이 되진 못했지만, 특히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는 저로 하여금 프로게이머라는 꿈을 꾸게 했지요.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키보드와 마우스를 지원하는 게임들이고, 그마저도 둘 중 하나의 디바이스에만 집중해야 할 게임들입니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는 제외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게임은 즐기곤 있지만, 이전만큼은 오래 즐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나이가 많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체력이 저하되는 탓에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 메가 베이스볼 2는 피파와 더불어 꾸준히 즐기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실 귀사를 알게 된 이유도 슈퍼 메가 베이스볼 2 덕분입니다. 귀여운 캐릭터와 좋은 게임성이 이 게임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며칠 후 발매될 슈퍼 메가 베이스볼 3가 기대됩니다 :)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요. 전 아직도 타자가 친 공에 투수가 맞아서 쓰러지면 함께 아파합니다. ㅋㅋㅋ 트위터의 글자 제한 때문에 페이스북에 남깁니다. 부디 이 메시지를 보셨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자주 소통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 Rocky            



현재는 좀 뜸해졌지만, 그 이후로도 난, 게임 내 적인 부분의 수정사항을 e메일을 전달하며, 개발진들을 괴롭혔다.  



삶을 살면 살아갈수록 새삼 느끼는 것은 매일매일이 다르다는 것.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일상이다가도 우울하거나 쓸쓸한 날들도 주어지기도 하고, 그 쓸쓸함을 건방 떨며 씹다가 모든 감정 게워내라는 듯, 아픈 날도 허락하셨다가, 힘겨워질 때면 이렇게 또 웃게 하시니… 내 삶 전체와 근황은 다 그분의 손에서 일어난다. 가끔은 철부지 아들이 깊고 넓은 부모님 마음 알아채지 못해 도망가려 애쓰듯 그렇게 살아가는 날도 있지만 말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재미없는 근황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드린다.



커버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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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Lars_Nissen on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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