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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VEOFTEARS Oct 24. 2020

우리에겐 영웅이 너무 많다

보통의 존재, 파이팅~!!

Photo by gabyobs on Pixabay



사람과 사람이 많이 마주하는 이 세상. 지금이야 코로나로 인해 서로 거리를 두곤 있지만, 그러지 않았다면 아마도 엄청난 이동거리 속에 서로가 서로를 만나고 교제를 나눴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다행이라 여기며, 되뇌는 생각 하나가 있다. 그건 바로 모두가 보통의 존재라는 것. 물론 사람마다 고유의 개성이 다르고, 개개인의 장점과 단점이 다 달라서 특정한 방면에 있어서는 뛰어남과 모자람이 두드러지게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또한, 나처럼 겉으로 보이는 비뚤어짐이 자칫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 또한 개성의 범주로 넣는다면, 우리 모두는 전부 보통의 존재이기에 그래서 안도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것은, 사람들은 늘 특별한 존재가 되길 희망한다. 보통의 범주가 갖는 소박한 감사를 잊은 채, 날아오르려 하고 해서 있지도 않은 날개를 펼치려 노력한다. 나만 안 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도 안 되는 게 맞고, 타인도 날개 없기는 마찬가지다. 분명 내게나 당신이 동경하는 어떤 삶의 형태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삶을 오롯이 살아내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본디 날 때부터 특별한 사람이고, 멋들어진 날개가 존재하던 사람일까. 아니다. 그 역시 그냥 사람이고, 우리와 같은 보통의 존재인 건 마찬가지다. 



단지 그들에겐 어떤 계기가 있었을 뿐이고, 그 계기와 조우했던 그 역시 당시엔 그 시간이 자신으로 하여금 특별하게 보일 만한 무엇을 선물해줄지 모른 채 무작정 맞닥뜨렸던 것이리라. 단지 성실하게 살아냈던 것뿐인데 어느새 특별해진 존재가 되었고, 그러다 보니 세월은 이내 그를 영웅으로 만들었다.

 


예를 들어 마블 코믹스의 스파이더 맨을 보자. 그는 단지 소년에 불과하다. 단지 다른 것이 있다고 한다면, 남들보다 특출 난 호기심과 까불대는 개구짐이 있었다는 것. 그것밖에는 피터 파커라는 소년에 대해 잘 알지 못하겠다. 



어쨌든, 평범한 소년 피터는 어느 날, 우연한 계기를 통해 거미에게 물리고 만다. 개인적으로 거미에 물려본 일이 없어 잘은 모르지만, 얼마나 기분이 나쁠까. 어쩌면 기분이 더럽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또 기분을 살피기 이전에 첫 번째로 드는 느낌은, 무지 아팠을 거다. 아마 그를 물은 거미가 조금만 마음을 독하게 먹어 몸속에 독을 퍼뜨렸다면, 피터의 삶은 없었으리라. 



그러나 그 거미는 피터에게 독 대신 비상한 능력을 선물했고, 그는 마침내 어쩌다 보니 영웅이 됐다. 헐크 또한 마찬가지다. 브루스는 박사였으며, 그에게 영웅이 될 만한 징조는 글쎄…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그 역시 어떠한 계기로 돌연변이 반응을 일으키게 됐고, 그 결과 화가 분출되면, 누구도 못 말리는 초록 괴물로 변한다. 단지 그 화를 잘 다스리고, 적재적소에 선한 방향으로 사용하다 보니 어벤저스의 일원도 되고, 또한 영웅의 칭호도 얻은 것이다. 



보통의 모든 존재 가운데 몇몇은 이처럼 어떠한 계기를 통해서 혹은 그 시간을 잘 살아내서 특별한 존재가 된다. 이렇게 주저리 떠드는 나 역시 이름이 세상에 휘날리는 날이 한 번쯤은 오기를 바랄 때가 있긴 하지만, 요즘은 반드시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더 많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니라 TV를 비롯한 여러 미디어들 때문이다. 앞에서부터 계속 이야기 하지만, 누군가는 특정 계기를 통해 유명세를 얻고, 찬사를 받는 것이 아닌가. 한데 그걸 뛰어넘어 영웅 대접을 한다든지 걸핏하면, 갓 아무개, 아무개 느님 같은 되지도 않는 칭호를 쓴다. 한두 번도 아니고 남발한다. 



사람은 함께 어울려 지내는 사회적 존재이기에 서로에게 긍정적 영향력을 주는 관계가 되는 것은, 참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굳이 쌍방이 아닌 일방적 응원만으로도 개인에게 좋은 시너지를 선사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본다. 그런 이유로 나이와 무관하게 팬 활동도 적극 장려하고 싶다. 



그러나 누군가를 향한 열정도 정도라는 것이 있다. 어느 한 개인이 영웅이 될 수 있거나 신이 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오직 한 곳을 바라보며 사랑을 베푸는 팬을 위한 구원자가 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또 방송사에서 띄워주는 누군가가 그래야 되는 게 아닐까. 



나 역시 사람들이 누군가를 향해 이라든가 느님이라는 칭호를 붙이는 이유가 단순히 호감을 표시하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이상은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실제로 지인들과 이런 대화를 할 때면, 심히 진지하다며 고리타분한 사람 취급을 받은 적도 있다. 하지만 그 쓰임새 자체가 온당치 않을뿐더러 지나치게 빈번하다는 점이 싫다. 



아무나 신이고 능력자면, 그렇게 부르는 사람들께선 한 번이라도 그의 놀라운 능력을 목도했느냐고 묻고 싶다. 신의 칭호는 신께만 부여해드리자. 그것이 신께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대신 동경할 만한 재능을 가진 분들이나 피나는 노력을 하신 분들께는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내드리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들도 보통의 사람이라는 것. 



다만,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이유는 우리에게 적절한 기회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며, 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많은 분들께서는 분명, 자신에게 적절한 기회와 계기가 찾아왔을 때, 잘 해내실 것이라는 점을 믿는다. 그때까지 보통의 존재, 파이팅~!!'        



본문 이미지는 “Pixabay”에서 인용하였으며 “cc0 Licence”임을 밝힙니다.

Photo by gabyobs on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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